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와대와 정부부처는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정부부처는 점심시간 전해진 갑작스런 소식에 예정된 오후 행사를 취소하고 비상 간부회의와 부처 합동회의를 개최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각 부처는 김 위원장 사망이 남북관계, 국내 금융시장, 한반도 리스크 등에 끼칠 영향을 점검하며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즉시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대응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무총리실도 사망소식이 알려진 직후 오후 1시 30분께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총리실은 전 직원이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과거 경험 등에 비춰 실·국별로 어떤 사항을 책임지고 있어야 하는지를 미리 정리하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신제윤 차관 주재로 1급 이상이 참석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신제윤 재정부 차관은 20일 아침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하는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소집, 대응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도 홍석우 장관 주재로 ‘실물경제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경부는 우리 산업, 무역, 에너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신속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실물경제 비상대책본부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비상근무 제4호를 발령했다. 비상근무 제4호 명령에 따라 정부 부처 실·과·팀별로 필수인력 1명 이상은 24시간 근무하도록 하고, 각급 기관장 및 실·국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은 근무지 이탈을 금지했다. 또 비상연락체계를 숙지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유·무선상 대기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통일부도 비상대책반과 상황실을 가동했다. 차관이 주재하는 대책반과 정책실장 책임으로 하는 상황실을 각각 설치하고 북한 동향을 긴밀히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또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 관련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 사이버 위기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사이버 위기 경보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하며 주의는 두 번째 단계다.
정부는 해킹, DDoS 등 인터넷 침해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DDoS 공격용 악성코드 출현, 웹 변조, 이상 트래픽 증가 등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DDoS 공격이 발생하면 피해 확산을 신속히 방지할 수 있도록 24시간 비상관제를 실시하며, 유관기관·ISP·백신업체 등과 긴밀한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해 유사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주요기관(청와대·국회 등) 웹 사이트와 민간 주요 웹 사이트(주요 커뮤니티·언론사 등)를 목표로 하는 악성코드 유포와 DDoS 공격 등 사이트 접속 장애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침해사고 발생 시 해당기관 및 유관기관과 공조를 통해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터넷 이용자가 자신의 PC가 DDoS 공격을 유발하는 좀비PC가 되지 않도록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이메일(특히 김정일 사망보도 관련 내용 포함) 등을 열람하지 말고, 윈도와 백신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주길 당부했다.
한편, 연합뉴스는 북한이 19일 오전 동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합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오늘 오전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면서 “군 당국에서 계속 추적해오던 사안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는 무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현재로서 그 어떤 사안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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