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주요 언론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19일 낮 12시 북한의 발표 직후부터 실시간 속보로 전했다.
미국은 뉴욕타임스, CNN,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신문, 방송, 통신사가 일제히 북한 지도자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북한 TV 보도를 인용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긴급 속보로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이 지성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동안 김정일이 북한 사회에서 신적인 존재로 군림한 만큼 그가 죽은 뒤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도 내다봤다.
CNN은 북한 정부의 TV 발표 화면을 인용해 우리나라 군이 긴급경보를 발령했다는 소식도 함께 보도했다. CNN은 김정일이 북한에 공산국가를 세운 김일성의 아들이며 부친이 사망한 1994년 권좌에 올라 통치해 왔으며 그의 건강에 대한 기사는 권력이양보다 더 많이 게재됐다고 덧붙였다. CNN은 “중국이 김정일의 죽음을 미리 알았을 수도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일본 언론이다. 이날 낮 12시 3분 요미우리신문을 시작으로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 등은 자사 웹 사이트의 맨 위에 김 위원장 사망 기사를 올렸다. 특히 니혼게이자이는 매우 큰 글자체로 이 소식을 전했다.
일본 언론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대목은 핵 관련 정책 변화다. 아사히와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주요 언론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과 함께 핵 정책 변화 방향 관련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인다. 오키나와를 포함, 일본 전역이 노동1호와 대포동1호 등 실험 발사를 끝낸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2차 대전 당시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은 북한의 핵 미사일에 공포심을 갖는다.
아사히신문은 핵 협상 국면의 냉각을 우려했다. 이 신문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북한의 핵 폐기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도 “북한 권력층이 사회 혼란의 우려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핵 개발에 더욱 매진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반면에 중국 언론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상대적으로 늦게 다뤘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북한 발표 후 20분 정도 지나 1보를 올렸다. 인민일보는 속보를 내지 않았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