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에 고온환경(HTA) 데이터센터를 1차로 구현했다. HTA는 평균 20도 안팎인 데이터센터 온도를 27~35도로 높여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절감하는 기술이다. 그린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냉동기 전력 34% 절감=KT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서버실과 냉동기 온도를 차츰 높여 전력비를 대폭 낮췄다. 17~20도로 운영되던 서버실 온도는 현재 24도까지 높아졌다. 냉동기에서 서버실로 공급하는 냉각수는 7도로 공급해 돌아올 땐 12도로 순환시키는 구조인데 이를 각각 16도, 21도로 높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 냉동기가 사용하던 전력은 34% 절감됐다.
KT는 6개월 동안 매달 1도가량 온도를 올리며 상태를 살폈다. 갑자기 온도를 대폭 올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장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KT 관계자는 “현재 모든 데이터센터는 지나치게 냉방을 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26도까지 데이터센터를 올리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HTA 데이터센터가 세계적 추세며 그린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설명이다.
KT는 이번 HTA 환경 구현을 인텔코리아와 공조해 진행했다. 2차 확장 시에는 데이터센터 기본 설계부터 HTA 기술 반영을 검토 중이다. 인텔이 주장하는 HTA 데이터센터는 △고온에서 가동이 가능하도록 장비·설비를 설계하고 도입하는 것 △냉각장비 없이 외부 공기만으로 냉각이 가능토록 해주는 것 두 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일정 수준 고온에서 장비나 설비가 작동하도록 제작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자연풍 등 냉각 방식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KT 천안 CDC는 HTA를 위한 특별한 장비·설비를 제작하거나 데이터센터 구조 자체를 변경해 외부 공기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설계 단부터 HTA를 검토하려는 이유다.
◇페이스북·야후, 이미 HTA 기술 활용=인텔코리아 측은 HTA 기술로 데이터센터를 27도 이상, 심지어는 40도 이상에서도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5도 올리면 총 전력 소비량의 8%, 연간 21억60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나무 430만그루가 10년 동안 분해하는 탄소(170만 메트릭톤)를 저감할 수 있다.
HTA 데이터센터의 대표적 사례로는 페이스북과 인텔, 야후 데이터센터를 꼽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데이터센터를 27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설비를 교체했다. 연간 에너지 비용을 22만9000달러로 낮췄고 29만4761달러 세제 혜택을 받았다.
뉴멕시코에 위치한 인텔 데이터센터는 항습기나 공기 여과기 없이 33도에서 작동 가능한 900대의 서버를 운영한다. 기존 대비 67% 전력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야후 ‘컴퓨팅 쿱’ 데이터센터는 매년 냉각수를 사용하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대부분 냉각에 자연풍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온도는 평균 28도 이상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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