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실제 사망한지 50시간이 넘게 우리 정부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는가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북한이 발표한 사망시간 17일 오전 8시 30분부터 발표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시기가 겹쳐 있어 논란은 증폭됐다.
우리 군통수권자가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대치 중인 북한 권력 최고층에 변고가 발생했다는 얘기인 것이다.
외견상 19일 12시 조선중앙통신 발표 때까지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날 오전 북한측의 정오 중대발표 예고에도 핵 관련 발표 내용을 점쳤을 뿐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은 인지 시기에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이날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오 북한측 중대발표 내용에 통일부 라인을 통해 알아봤지만, 김 위원장 사망과 같은 건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이나 미국 등 정보라인이 이를 사전 인지하고도, 우리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사후 ‘긴밀한 협조’만 약속했을 뿐, 정작 사고가 터졌을 땐 공조채널이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일각에선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이번 사태를 정말 사전 인지하지 못했느냐에 따라 국내 정보기관과 외교 채널에 대한 문책이 따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