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벤처협회 명예회장=우리나라는 1995년 벤처기업협회 설립 후 2000년도까지 세계에서 유례없는 벤처 발전을 이룩했다.
2000년 이후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벤처산업은 불과 15년 사이에 대기업과 더불어 한국 경제의 양대 축으로 성장했다. 이미 2만8000개 넘는 벤처기업이 200조원 이상의 매출을 창조하고 연간 20% 이상의 고용과 성장을 일궈나가고 있다.
하지만 창업에 절대적인 초기 엔젤투자는 2000년에 5000억원대 규모에서 300억원대로 대폭 축소됐다. 무엇보다 신규 창업 기업은 극심한 투자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투자 회수 시장이 없는 것이 주 원인이다.
현재 코스닥이 거의 유일한 투자 회수 시장이다. 창업에서 상장까지 평균 12년이 걸리는데, 5년 이내의 회수 사이클을 갖는 벤처캐피털의 초기 창업 투자는 중간 회수 시장이 없는 한 근원적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신규 창업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회수 시장 문제와 단기적으로 연대 보증이라는 생태계 문제로 결론 지을 수 있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대덕연구개발특구의 산학협력 여건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대덕특구는 발전 과정에서 R&D 성과 창출, 기술사업화를 통한 상업적 성과 창출기를 거쳐 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았다.
정부출연연과 대학의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5개 전략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보유기술을 자산으로 인식해 NABCD(Needs, Approach, Benefit, Competition, Deliverables)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기술이전 조직을 활성화하고, 기술이전 파트너 선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 기술이전 파트너 역량에 맞게 기술이전 방식을 선택하는 한편 연구원들에게 사업화, 특허 및 라이선싱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스핀오프를 통해 사업화할 경우 투자 알선 등 실질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박희재 에스엔유프리시젼 대표(서울대 교수)=현 시장의 특성을 키워드로 요약한다면 기술· 시장의 전문화, 융합화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과 핵심 기술 개발은 물론 지식 창출 능력을 제고하는 기술 사업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방형 혁신은 기술개발의 불확실성을 보완하고,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를 구현하는 데 훌륭한 전략이다. 탁월한 기술개발 능력을 배양하고,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가치 창출과 사업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리드하는 비전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허운행 더비엔아이 대표=기술벤처 성공을 위해 견고한 기업가 정신과 내부역량은 물론 사업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협업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창업은 기술 그 자체에 대한 수준을 높이는 데만 몰입해 사업적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요구와 시점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창업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시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 중심적인 마인드와 문화 확산이 기술 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인이다.
◇양영석 한밭대 교수=최근 정부의 창업 정책 방향이 기술기반의 기업형 창업보다 소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중심의 소상공인 창업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창업의 핵심은 독특한 기술력 확보다. 창업 초기부터 타인 자본의 조달이 필수적이고, 큰 조직 구성을 전제로 해 일반 창업에 비해 규모가 크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청년 기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요구된다. 규모 있는 기술기반 창업을 그려낼 수 있는 창업 훈련 프로그램과 우수한 기술 씨앗의 공급, 기술사업화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풍부한 자금 조달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