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그린데일리 결산] 에너지 위기 실감, 내일을 위한 발판 마련에 총력

9,15정전사태로 서울 청계천 주변 도로 신호등이 작동을 멈춰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9,15정전사태로 서울 청계천 주변 도로 신호등이 작동을 멈춰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2011년 한해 에너지 및 친환경 분야에서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하지만 ‘문제(위기) 가운데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우리 에너지 산업은 올해 위기를 내일을 위한 새판으로 다지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자신문 그린데일리는 올 한해 기후변화·신재생에너지, 전력·스마트그리드, 석유·가스·광물자원 산업 분야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정리해 본다.

 2011년 에너지산업은 한마디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장비·기술 고도화와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원전 신뢰도 추락과 9·15 정전사태 등 잊지 못할 아픔도 겪었다. 유독 크고 작은 사건과 위기가 많았던 만큼, 이를 바탕으로 우리 에너지 산업은 판을 새로 설계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원전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일각에서 9·15정전 원인을 계통과 판매가 분리된 산업구조 탓에 한전과 전력거래소 통합을 주장하며 통합과 분리 양측으로 나눠 대립 중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가 전력수급 대책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장 부족한 전력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동절기 비상대책과 단기 수급대책을 마련한 정부는 이제 중장기 전력수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절약 말고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석유·가스 분야도 고가 행진 중인 국제 유가로 가격이 대폭 오르며 국민은 물론이고 제조업까지 영향을 미쳤고 물가 인상 요인이 됐다. 정부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리터당 100원 할인’ ‘알뜰주유소’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실제 가격안정에는 아직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신재생에너지 분야 역시 위기다. 국제 기후변화협상을 주도해 온 유럽이 금융위기로 자세를 낮추고 있고 유럽 시장의 배출권 가격도 톤당 7유로 이하로 급락했다.

 보조금 축소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 업체들의 공급량 확대 등이 겹쳐 신재생에너지 대표주자인 태양광 산업도 침체기로 들어섰다. 최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서 교토의정서 연장이 선포됐지만 일본·러시아·캐나다가 탈퇴 여지를 남겼다. 미국은 오래전에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한 상태이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중국은 의무감축국에 들어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배출권거래제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산업계 반대 등의 이유로 계류 중이다. 태양광 시장은 올 초부터 급격히 침체되기 시작해 모듈 가격은 그리드패리티 달성 기준점으로 여겨지던 와트(W)당 1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폴리실리콘도 ㎏당 20달러대로 떨어져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지난 3월 초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 모습
지난 3월 초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1호기 폭발 모습
대규모 정전에 바쁜 전력거래소
대규모 정전에 바쁜 전력거래소
정유사 직원이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방문해 가짜 휘발유를 점검하고 있다.
정유사 직원이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방문해 가짜 휘발유를 점검하고 있다.
9,15정전사태로 서울 청계천 주변 도로 신호등이 작동이 멈췄다.
9,15정전사태로 서울 청계천 주변 도로 신호등이 작동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