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 온라인 음원 서비스 2.0 시대

[이머징이슈] 온라인 음원 서비스 2.0 시대

 지난 8월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 ‘f8’ 행사장. 마크 저커버그는 새로운 음원 공유 서비스를 소개하며 “내가 감상하는 음악을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오픈 그라프를 언급하면서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이 직접 음원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제휴한 음원 파트너사가 서비스하는 것인데 개시 후 6주 동안 공유 횟수가 15억건을 기록했다. 스푸티파이, 모그, 슬래커 등 페이스북 음원 파트너사는 한 달 만에 사용자가 최고 30배 이상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 2.0 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음원 서비스 시장이 애플 아이튠스로 대표되는 가입형 음원 서비스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트너는 소비자들이 유료 음원 서비스에 만족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보았다. CD와 LP 판매 금액이 2010년 150억달러에서 2015년 100억달러로 감소해 33% 하락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온라인 가입 서비스 매출은 2011년 5억3210만달러에서 2015년 22억달러로 3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입형 음원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2011년 전체 온라인 음원 매출 시장은 지난해 대비 7%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2012년에는 올해보다 8% 더 증가해 2011~2015년 동안 81%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은 초반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과 다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초소형 노트북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점점 늘면서 기기들 간 음악 공유가 가능한 시장이 커지며 점점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북미, 서유럽, 아시아 지역 온라인 음원 판매는 비교적 성숙기에 접어들어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등 이머징 시장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페이스북·구글플러스로 대표되는 소셜 음원 서비스 시장=앞서 언급한 페이스북 음원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음원 서비스 업체가 모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사이트 체류시간을 최대한 늘려 광고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어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 업계도 가입자를 8억명이나 갖고 있는 페이스북을 비용 대비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스푸티파이는 페이스북과 제휴 이전에 세계적으로 1000만명 가입자와 160만명 유료 회원이 있었는데 제휴 이후 6주 동안 400만명의 신규 회원 증가를 기록했다. 스푸티파이는 1500만곡의 무료 음원을 보유하고 있어 페이스북과 결합할 때 애플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소셜 음원 서비스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조만간 새로운 음원 서비스로 온라인 음악 상점을 강화하는데 구글플러스 친구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고 그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MP3 파일로 구매해 다운로드하는 것은 유료다. 페이스북처럼 소셜 미디어 내에서 바로 음원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다.

 ◇아마존·애플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음원 서비스 시장=클라우드 음원 서비스 역시 태동기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음원 저장 관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소장 음악을 클라우드상에 저장하고 스트리밍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으로 대부분 스마트폰이 16GB 정도임을 감안하면 모바일기기에 알맞은 음악 감상이다.

 클라우드 음원 서비스는 PC, 모바일, TV에서 음악을 동기화하고 스트리밍,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일부 서비스는 음원을 직접 업로드해야 하지만 어떤 서비스는 업로드 필요 없이 온라인 카탈로그와 파일을 자동으로 맞춰주기도 한다.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아마존 MP3 스토어와 통합한 ‘클라우드 플레이어’를 제공하면서 음원 구매와 동시에 감상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구글은 향후 진행할 소셜 음악 서비스 이외에 원래 제공하던 서비스인 ‘뮤직베타’로 음악 파일을 업로드하면 PC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폰에서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무료로 2만곡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애플 역시 아이튠스 매출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했다. 아이폰 4S 행사장에서 올해 안으로 내놓는다고 선언한 ‘아이튠스 매치’다. 연 25달러 유료서비스로 아이튠스 음원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클라우드에 옮겨온 형식이다. 최다 5개의 iOS 기반 기기에서 음원을 내려받을 수 있다.

 파격적인 것은 아이튠스 라이브러리와 일치하지 않는 음원도 업로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아이튠스에서 내려받은 음원만 들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어떤 곳에서도 내려받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말 예정이었지만 아직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

 ◇온라인 음원 서비스 2.0 시대의 과제는=소셜 음원 서비스와 클라우드 음원 서비스 산업의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은 도태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기 때문이다. 밸류 체인에 있는 사업자들은 재빠르게 정책을 요구하고 협업을 해야 한다. 또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만큼 수집 기준도 세워야 한다.

 사업자는 수집한 고객 데이터 취급 방법과 조건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으며 이 문제는 음반회사, 음악가, 온라인 음악 서비스 간 논쟁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또 이용자가 다양한 기기에서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여러 번에 걸쳐 SNS ID와 패스워드를 모두 제공해야 하는 만큼 오픈ID 도입 등 표준 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음반 회사, 음악가, 유통 업체들은 음악을 복수의 기기에 연결하는 사업개념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는 기반의 사업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콘텐츠 제공자 역시 정당한 가격을 받아 스마트 플랫폼 시대에 윈윈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표> 온라인 음원 서비스 산업 유형별 매출 전망 (단위: 백만달러) (출처 : 가트너 2011)

 ※ 수치는 소숫점 이하 버림

 

 <표2> 클라우드 음원 서비스 주요 기능 (출처 : PC월드)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