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키워드] 세대 간 차이가 줄어 든다

 세대란 같은 시대를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산업화세대, 베이비붐세대, 4·19세대, 386세대, X세대, N세대 등으로 세대를 구분한다. 이 외에도 특정 세대를 부르는 명칭이 많다. 이들 세대 간에는 견고한 벽이 존재한다. 정치행위에서부터 가치와 문화, 태도 등에 이르기까지 명확히 구분되는 행동양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문화와 소비 부문에서 세대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정치에선 여전히 세대 변수가 중요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과거에 이념과 지역이 중요했던 만큼 세대 이슈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세대에 따라 자기 입장이 있고 원하는 바가 다르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할 때, 세대별 마케팅전략을 짠다. 세대는 마케팅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문화소비 영역에서 세대 간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엔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모 세대는 자녀가 좋아하는 공연을 함께 즐기고,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의 공연을 함께 즐긴다. 가족이 함께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도 흔해졌다.

 나의 경우 가족들과 TV를 즐겨보는 편이다. 음악프로그램은 자주 보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됐다. 음악프로그램 가운데 ‘나는 가수다’는 빠지지 않고 본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80년대 원곡을 아이들과 함께 듣기도 한다. 40대인 나와 10대인 자녀가 함께 공감하는 순간이다.

 40대인 나의 세대에 IT기기 사용은 필수다. N세대라고 일컫는 10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접한 세대다. 그러다보면 나와 아이들이 함께 컴퓨터를 쓴다. 스마트폰으로 인스턴트메시지를 나누고, 스마트패드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같이 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일도 흔한 일이 됐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무언가를 공감하고 나눈다는 것은 과거엔 흔한 일이 아니다. 내가 10대 시절일 때, 아버지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문화는 없었다. 부모 세대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었고, 우리 세대가 좋아하는 음악이 있었다. 서로 다른 세계의 문화로 인식하고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그런 과거에 비하면 문화와 IT소비에 있어서 세대 간 간격이 많이 좁혀진 것이다.

 정치와 마케팅 분야에서 세대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앞으로 세대 간 차이가 더욱 좁아지고 공감하는 부분이 보다 커질 것이다. 정치, 기업에서 이와 같은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조광현 ETRC 센터장 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