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창조와 혁신이다. 창조성은 모든 분야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핵심코드로 자리 잡았다. 문화 예술계는 물론 사회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정치권, 끊임없이 새롭고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기업까지 인재를 뽑는 첫 기준은 더 이상 학벌이나 정체된 지식이 아닌 창조성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래 최고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창조성을 들었다. 1960년대까지는 창업가형, 1970~80년대는 관리형, 1998년~2008년까지는 구조조정형 CEO가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창조형 CEO가 요구되는 시대다.
최근 삼성 창조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창조형 CEO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개성과 능력을 중시하며 다양성, 개방성, 혁신성을 강조하는 창조계급이 누구인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과연 창조계급은 누구인가.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 특히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구체적으로 과학자나 엔지니어, 교수, 예술가, 연예인, 건축가 등 ‘순수 창조의 핵’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관리직, 법률직, 회계직, 전문의 등 광범위한 지식집약형 산업에 종사하는 ‘창조적 전문가’로 구분된다. 그러나 누구나 창조적 계급에 속할 수 있다. 자신의 일에서 창조성을 발휘하여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면 그들 또한 창조적 계급이다.
미국은 노동인구의 30%가 넘는 구성원이 창조계급을 이루고 있다. 이미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은 직장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경직된 조직사회를 수평적 관계로 완화시켰다.
그들의 문화적 관용은 인종과 성별의 차별을 없애고 다양한 분야의 창조성을 흡수하며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칼라 없는 복장, 자유로운 시간관리, 다양한 여가활동,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과 독자성이 주목받는 공동체의 참여 등은 그들이 주도하는 일상의 변화들이다.
이 책은 창조성을 경제적 원동력으로 하는 창조 계급이 어떻게 자신의 일과 여가, 공동체를 변화시켜 가고 있는지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린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화적 변화를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고 있는 저자의 통찰력이 놀랍다. 미래엔 어떤 사람과 어떤 도시들, 어떤 국가들이 살아남을지 이 책은 우리시대 지도자들에게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사회적 변화를 면밀히 파헤침과 동시에 누구나 창조 계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향후 미래를 이끌 경제적 원천은 창조성이며, 창조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일하고 있다면 그가 바로 창조계급이라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즈는 이 책에 대해 ‘현재사회에서 창조라는 트렌드와 창조 계급의 부상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직장, 공동체 등을 바꾸어 놓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책’이라고 극찬했다. 이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창조와 혁신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여전히 아마존닷컴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북콘서트 펴냄. 1만5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