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구글 능가하는 휴대형 통역기술 개발

통역 성공률이 80%가 넘는 ‘한·영 자동통역’ 기술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은 스마트폰에 ‘한·영 자동통역’ 앱만 깔면 즉시 통역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한·영 양방향 자동통역 기술을 개발하고 내년 3월부터 보급한다고 22일 밝혔다.

 ETRI는 지난 1일부터 제주에서 한시적으로 시범서비스 중이다.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설치된 앱에 대고, 예를 들어 ‘섭지코지에 어떻게 갑니까’라고 영어나 한글로 물으면 즉각 원하는 언어로 통역해 들려준다.

 이 사업은 지식경제부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솔트룩스와 파인디지털, 휴먼미디어테크가 연구에 참여했다. 통역 성공률은 80% 이상이다. 사용자가 음성인식 오류를 수정할 경우 90% 이상 의사를 소통할 수 있다.

 김상훈 자동통역연구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구글 한·영 자동통역 기술보다 경쟁우위에 있다”며 “여행 중 대화체 한국어 음성인식률(90.1%)과 한·영 자동번역률(86.7%)이 구글 대비 13~15%가량 우수하다”고 말했다.

 서버형과 단말 탑재형 동시 지원이 가능한 통역 기술로는 세계 처음이다. 스마트폰으로 서버에 원격 접속해 통역이 이루어지는 서버형 방식은 15만단어 이상 사용해 표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하는 단말탑재형 방식은 한국어 13만단어, 영어 5만5000단어 이상을 활용한다. 현재까지는 카네기멜론대(CMU)의 지비고(Jibbigo, 한국어 3만, 영어 4만단어 표현)가 최고였다.

 ETRI는 내년 3월 4개 업체에 기술이전한 뒤 이 업체를 통해 명동이나 강남 등 지역별, 행사장 별로 지자체 수요에 따라 서비스에 들어간다. 현재는 내년 5월 여수엑스포(일어포함)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중국어 포함) 등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ETRI는 이 기술이 향후 교육도구나 콘퍼런스, 포럼 등에서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유발 효과가 1조5000억원(이하 누적),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6740억원, 고용유발 효과가 5995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흥남 원장은 “이 기술은 곧바로 국민 실생활에 적용할 만큼 기술 완성도와 상용 수준이 높다”며 “언어 불편으로 한국 관광을 꺼려왔던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의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