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반지의 제왕`이 있다. `절대 반지`의 무한한 힘을 놓고 종족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바로 이런 판타지 소설과 같은 일이 현실 속에도 있다. `절대 반지` 못지 않은 `절대 사발`이 존재하고 있는 것.
KBS 1TV `명작 스캔들`에서 일본 최고의 다기(茶器)로 소개된 `기자에몬 오이도`라고 불리는 백자사발이 바로 그것이다. 오사카의 상인 다케다 기자에몬이 소유했던 사발이라는데서 이름 붙여진 이 사발은 조선 초기 제작됐지만 일본 땅으로 넘어가 무사와 성주들 사이에서 수차례 상납되는 등 최고의 보물 다기로 평가 받아왔다.
특히 이 사발은 400여년동안 일본 내를 돌아다니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일본 최고의 권력자 등을 거쳤으나 소유자마다 당대의 혹독한 질병인 종기로 고통받았다는 전설까지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사발을 보면 정말로 평범하기 그지 없다. 그저 평범한 백자 사발일 뿐인데 오묘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훌륭한 다기로 평가받으며 오사카성을 팔아도 사지 못하는 희귀한 유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일본의 국보 제26호로 지정되어 있다.
해냄출판사(대표 송영석)가 펴낸 작가 이외수의 신작 에세이 <절대 강자> 역시 이처럼 평범하지만 최고로 칭송받은 백자 사발과 같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백년을 버텨오며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백자 사발처럼 평범하기 그지 없는 우리 역시 훌륭하고 특별한 존재임이 분명하다는 것.
`인생 정면 대결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에세이는 이외수 작가의 글 149편과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해온 우리 유물들을 그린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 37점이 담겨있는 책으로 지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평범하지만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는 백자 사발처럼 매우 평범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역시 단순한 백자 사발이 아니라 신비하고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현재 이외수 작가의 신작 에세이 <절대강자>는 12월 초 출간하자마자 전국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며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곧 10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전자신문미디어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