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전기신호 조절해 `공포기억` 지운다

뇌 전기신호 조절해 `공포기억` 지운다

 어떤 종류의 유전자와 전기신호가 공포 기억을 지우는데 관여하는지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화제다.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은 짧게 끊어진 신경세포의 전기신호가 공포 기억 소멸을 촉진하며, 이 신호 발생에는 ‘PLCβ4’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쥐 실험에서 반복적으로 특정 소리와 함께 전기 충격을 주면 쥐는 결국 실제 전기 충격 없이 소리만 들려도 동작을 멈추고 움츠러드는 공포반응을 나타낸다. 이 상태에서 계속 전기 충격 없는 소리에 대한 학습이 거듭되면 쥐는 서서히 소리가 공포의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쥐의 몸에서 PLCβ4를 없앤 뒤 실험한 결과, 공포 기억의 소멸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PLCβ4가 공포 기억을 지우는 데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희섭 박사는 “그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환자들에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었지만 연구 결과를 응용하면 뇌의 전기신호를 조절해 나쁜 기억을 지우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과학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인터넷 판에 실렸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