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5000억원 미만 비상장 중소·중견기업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금융투자협회는 새해 5월 적격기관투자자 채권(QIB:Qualified Investor Bond) 거래시스템을 열어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외국 공기업 채권이나 주식 관련 사채가 거래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거래 시스템은 현재 금투협의 채권거래시스템인 프리본드가 활용된다.
금투협은 내년 3월까지 운영규정을 마련해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장내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지표물이 주로 거래된다. 장외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와 공사채, 대기업 회사채를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기존 프리본드에선 중소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중소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해도 공모는 공시의무가 까다롭고 사모로 발행하면 유통이 거의 안 된다. 장외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되는 98~99%가 대기업 회사채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적격기관투자자는 국가, 한국은행, 연기금, 금융공기업, 은행, 금융투자회사, 보험회사, 금융지주회사, 농·수협중앙회, 여신전문금융회사, 산림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연합회, 집합투자기구, 신탁업자 등이다.
금투협은 QIB시장이 개설되면 중소·중견기업 회사채 발행과 유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한구 금투협 ATS지원팀 과장은 “QIB 시장이 개설되면 중소·벤처기업에도 채권발행 기회가 넓어져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채권발행 구조를 고려할 때 중소기업이 채권을 발행한다 해도 거래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채권분석 연구원은 “금융위기 등으로 상장사 채권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섣불리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나 주식을 유통할 수 있겠나”며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중소중견기업 채권을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