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소프트달러 자율공시 미적거리다 논란 만들어

 금융투자협회가 이달부터 시행키로 한 소프트달러 자율공시가 지연되면서 회원사간 형평성 문제에 휩싸였다. 일정에 쫓긴 금투협이 자료를 제출한 자산운용사의 내역만을 공시할 계획이어서 향후 자료 미제출 자산운용사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지난 4월 `소프트달러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12월 1일부터 자율공시된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의 매매비중 및 수수료율에 포함됐던 소프트달러 비용을 따로 분리해 공개하는 것이다. 소프트달러란 증권사가 운용사에게 제공하는 리서치 자료나 정보제공에 대한 대가를 말한다. 하지만 증권사 리포트를 운용사나 기관이 유상 거래하는 기준이 없어 그간 인맥이나 계열증권사에 몰아주는 위탁매매가 관행처럼 번져왔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왔다.

 금투협 모범규준은 중개회사별 순수매매 체결업무 수수료율과 펀드를 위한 조사분석 서비스 수수료율로 이원화시켜 공개토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자산운용사들은 매 분기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위탁매매 중개 증권사 선정 내부 평가 기준도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당초 목표였던 이달 1일 자율공시 개시가 늦어지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8개월 여를 수수방관한 금투협의 업무수행능력이 도마위에 오르자 금투협은 운용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일부 중소형 운용사가 자료제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우선 자료를 제출한 운용사의 내역을 공시하는 방법을 검토중"이라며 "자료제출에 미온적인 운용사를 대상으로 계속 독촉하고 있어 연내 자율공시 오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제재수단으로 자료 미제출 운용사 명단을 별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하지만 이 경우 자료를 제출한 운용사와 미제출 운용사간의 형평성 문제로 번질 공산이 크다. 그간 별다른 공감대 형성 노력없이 회원사를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8개월 동안 별말이 없다가 이제 와서 자료 제출한 운용사 내역만을 공개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처음부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