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해외는 어떻게 운용하나...와이브로 해외서도 사례 넓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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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파수 및 자가·사용망 논란으로 재난안전통신망 기술 선정이 해를 넘긴다.

 반면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 이미 재난망을 구성해 사용 중이다. 지리·사회적 조건에 따라 아이덴(iDEN), 테트라 등 기존 기술을 사용하거나 여러 방식을 연동해 재난망을 꾸렸다. 와이브로도 일부이긴 하지만 사례를 넓혀가는 중이다. 와이브로는 영상전송 등 일부 기능에 있어 기존 기술보다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유럽 일부 지역에서 검토하고 있거나 일부지만 이원망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아이덴, 넓은 지역 커버에 강점=검증된 재난안전통신 기술로 꼽히는 아이덴은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서 이용 중이다.

 미국은 재해재난망이 통합 구성되어 있지 않으나, 상용망을 대다수 주요기관 및 관공서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덴을 재해재난 시 주요 통신수단으로 운영하는 한편, 자가망(APCO-25) 또한 일부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통신망 위주가 아닌 NECP(National Emergency Communication Plan)를 중심으로 기본계획이 수립돼 있다.

 NECP는 미국 9·11 사태 이후 재난통신에 대한 기본계획을 세울 목적으로 진행된 ‘국가비상통신계획’을 의미한다. 특정 통신망이 아니라 기관들이 각각 통신망을 선택하게 하고 상호 연동해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스라엘은 경찰과 군에서 아이덴으로 통신망을 일원화했다. 캐나다 역시 아이덴으로 정부기관들이 연결되어 있다. 아이덴은 상용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든다.

 ◇테트라, 주로 유럽서=테트라는 주로 유럽에서 맹활약 중이다. 영국, 독일, 핀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영국은 2000년 재난망 기술로 테트라를 선정해 2005년 구축을 마쳤다. 특이한 점은 민간사업자가 망을 운용하되 기간만료 시 그 시설을 국가에 기부하는 형태로 정부 부담을 줄였다. 민간투자로 망을 운용해 수익을 보장하는 한편 일정기간이 지나면 시설을 국가에 귀속시켜 국가재산으로 만든다. 이용기관이 서비스 선택에 따라 요금을 차등 지불하게 하는 점도 특이하다.

 독일은 ‘캐시디안’ 테트라 시스템을 도입했다. 16개 연방주에 약 1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BOS_net’은 평시와 재난상황 모두 이용가능하다. ‘BOS_net’은 가상사설망(VPN)으로 분리돼 있어 기능 프로파일과 관리를 기관별로 따로 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핀란드, 루마니아 등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테트라를 이용해 재난망을 구성했지만 이(異)기종 간 통합이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아 단일제품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부담은 여전하다.

 ◇일본, 통신망 다원화로 망생존성↑=일본은 각 기관과 지역적인 특성에 맞도록 망을 구축하고, 다양한 망을 백업망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방재무선통신망은 TRS방식과 유사한 MCA(Multi Channel Access) 또는 VHF·UHF, 위성 등 무선통신망을 주로 사용하고 백본망은 위성통신과 마이크로웨이브로 다원화해 구축했다.

 재난상황으로 인해 특정망이 와해되더라도 통신망을 다원화해 생존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난망을 운영한다.

 ◇와이브로, 다크호스로 사례 넓혀가는 중=와이브로는 영상전송 등 일부 기능에 있어 기존 기술보다 뛰어나지만 아직 전국적 재난망 사례가 없다.

 하지만 최근 유럽 일부 지역에서 보조수단으로 재난망에 합류했다. 네덜란드는 2009년부터 경찰 작전 수행 시 영상서비스를 위해 와이브로를 검토하기 시작해 테트라망 운영이 불가능할 경우 보조수단으로 무선통신을 제공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암스테르담과 스키폴 공항 이동기지국에 와이브로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남한 면적 약 1.7배 규모 스페인 바스크 주정부는 경찰, 소방, 구급, 의료, 기상, 수자원 등 재난대응 기관을 대상으로 테트라와 와이브로 이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스크 주정부는 와이브로 기반 광대역 서비스로 CCTV영상 전송, 지휘차량 영상 전송, 치안 업무 조회 등을 계획 중이다.

 현재 유럽재정 위기로 지연되고 있지만, 구축 시 규모 면으로 전국망에 필적하는 사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