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차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다양한 장르로의 진출이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국산차가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자동차 분야를 들자면, 슈퍼카, 카브리올레, 핫해치 정도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양산 메이커는 아니지만 수제차인 스피라가 슈퍼카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고, 카브리올레는 순수 국산 모델은 아니지만 과거 기아 엘란과 GM대우 G2X 정도가 있었다.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 한번도 진출하지 않은 분야는 핫해치가 유일해 보인다. 하지만 내년이면 우리 핫해치가 등장할 예정이다.
핫해치는 해치백 모델 중 고성능을 발휘하는 좀 특별한 해치백을 이르는 말로 폴크스바겐의 골프 ‘GTI’가 그 대표모델이라 할 수 있다. 골프는 독일의 대표적인 패밀리 모델이지만 고성능 엔진을 얹고 튜닝을 거치자 아우토반을 주름잡는 모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서민들의 포르셰’라고 불리기도 한다. GTI 이후 다양한 해치백이 고성능 모델을 도입하면서 현재 핫해치는 많은 모델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만 하더라도 폴크스바겐 골프 GTI, 미니 쿠퍼 S, 쿠퍼 S JCW, 볼보 C30 T5, 아우디 A3 2.0T, 푸조 207RC, RCZ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내년 2월이면 핫해치 버전은 아니지만 골프보다 더 스포티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폴크스바겐 ‘시로코’도 등장할 예정이다. 시로코 역시 강력한 2.0터보 모델과 더 강력한 시로코 R 등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국내에 우선 도입되는 것은 170마력을 발휘하는 2.0 GTD다. 가격은 골프 GTD와 GTI 중간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첫 핫해치의 영예를 안을 모델은 현대 벨로스터 1.6 터보가 될 전망이다. 벨로스터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언급되었던 모델인데,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서 공식 데뷔하고, 향후 국내에도 출시된다. 한편 1.6 터보 엔진은 현대 i30에도 얹힐 전망인데, 유럽에는 출시가 확정된 반면에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벨로스터에 얹히게 될 1.6 터보 엔진은 지난 10월 현대차가 국제 파워트레인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최신형 감마 1.6 터보 GDI로 최고출력 204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27.0㎏·m/1750rpm을 발휘한다. 이 엔진에는 트윈 스크롤 배기 일체형 터보, 에어 가이드 인터쿨러, 직분사, 흡배기 연속 가변밸브 기구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경쟁 모델의 엔진들을 살펴보면, 골프 GTI와 아우디 A3에는 211마력을 발휘하는 2.0 터보 직분사 엔진이 얹히며, 이 엔진은 출력을 265마력으로 높여 시로코 R에 얹히기도 한다. 미니 쿠퍼 S에는 벨로스터와 배기량이 같은 1.6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이 얹히는데, 최고출력은 184마력으로 벨로스터보다 낮다. 동일한 엔진이 푸조 207 RC와 RCZ에도 얹히는데, 이때는 최고출력이 200마력으로 미니보다 조금 더 높다.
균형이 뛰어난 해치백 i30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잘 만든 해치백 i30에 모두들 찬사를 보내면서 고성능 엔진을 얹은 핫해치를 기대했었다. 비록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벨로스터를 통해서 이제 우리도 우리의 핫해치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은 무척이나 감격스러운 일이다. 부디 모두가 납득할 만한 매력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를.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