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올해 우리나라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고 폭락해, 장중 사상 최대 하락폭을 갈아치우는 기록을 세웠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는 5월2일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인 2,228을 기록했다.
차ㆍ화ㆍ정 업종 부각과 외국인의 순매수 덕택이었다.
하지만, 8월 이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1,800선대 초반까지 급락하며 장중 사상 최대 하락폭을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8월 9일 장중 184포인트 떨어져 사상 최대 하락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날 12.6% 떨어져 장중 사상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올해 코스피가 종가기준 가장 많이 떨어진 날은 8월 19일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주식시장을 지배하면서 당시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폭락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역대 3위 수준이다.
코스피가 두 번째로 많이 떨어진 날은 103.11포인트(5.73%) 폭락한 9월 23일이다.
`검은 금요일`이라 불린 이날 코스피를 끌어내린 것은 유럽과 미국 증시의 폭락이었다. 유럽은행들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조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그리스은행 신용등급 두 단계 하향조정이 외국인의 순매도를 부추긴 결과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일 코스피의 낙폭은 올들어 10위 수준이었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월 19일 코스피의 낙폭은 63.03포인트(3.43%)로 올 들어 하루 낙폭 기준 10위로 집계됐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봄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했던 주가지수는 그리스 국채의 손실률(헤어컷)과 관련한 논란이 시작되면서 본질적으로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폭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사망 같은 정치적 변수는 기업 이익이나 증시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유럽 변수는 자금시장 경색을 불러오고, 수출에 영향을 주는 등 기업 펀더멘털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코스피를 크게 움직이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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