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기 전망이 어둡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90으로 조사되며 2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크면 기업이 경기 호전, 작으면 경기 악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1분기 BSI 전망치도 89에 머물러 기준치 이하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고 대외여건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기업과 국민 체감경기는 영하권이다.
위기는 기회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 경기 불확실성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민관 연구개발(R&D)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 대기업 위주로 성장하는 첨탑 형태 경제 구조를 벗어나서 독일과 일본, 대만처럼 허리가 되는 중견 기업층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원천은 R&D다.
새해엔 R&D 개념이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초기에 단일 기술을 모방하던 R&D 1.0 시대를 거쳐 기술개발을 활용한 선진국 따라잡기식 R&D 2.0 시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애플 쇼크를 계기로 창의성을 결합한 R&D 3.0이 새 화두로 등장했다. 하지만 2%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대·중소기업이 기술을 나누고 체온을 느끼는 형태의 동반성장 문화를 더 얹어서 우리나라만의 R&D 4.0 시대를 열어야 한다.
R&D 4.0은 정부가 또는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에 일방적으로 퍼주는 개념이 아니다. 퀀텀 점프하기 위한 중소·중견기업의 창의적인 기술 혁신 노력을 전제로 대기업의 사회 책임의식과 협력,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유도하는 맞춤형 R&D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전자신문은 신년 기획 일환으로 ‘국가 R&D 4.0 시대를 연다’란 주제를 잡고 모범이 되는 동반성장 R&D 관련 노력과 인력 양성 사례를 발굴, 전파할 예정이다. 전문가와 함께 올바른 동반성장 R&D 정책 방향도 짚어보고 제시하는 등 국가 R&D 4.0이 빠른 시일 내에 정착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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