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G밸리] 이경국 티브이로직 대표

[CEO in G밸리] 이경국 티브이로직 대표

방송용 모니터 전문업체인 티브이로직이 흑룡의 해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으로 미래 전략사업에 투입할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남아공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CIS 지역에선 소니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덕분에 매출 신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방송장비 시장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하고 있는 티브이로직의 성공 비결이 궁금했다. 이경국 대표는 “창업 초기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방송용 모니터 시장에 진출한다는 게 무모하게 보였지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는 큰 흐름을 잘 읽은 것 같다”며 “이제는 방송 모니터 분야에서 세계 제1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용 3D모니터와 HD 모니터보다 4배가량 화질이 선명한 4K 모니터 개발은 이 회사 기술력을 잘 보여주는 제품군이다.

 상복도 많은 편이다. 최근 1~2년 새 전자의 날 대통령 표창, 전파방송 신기술상, 글로벌 IT CEO상, TTA인증대상 우수상 등을 거머쥐었다. 불모지인 방송장비 시장을 뚝심으로 밀어붙인 데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선에 달하는 ‘글로벌 지향성’이 인정을 받았다.

 이경국 대표는 흑룡의 해에 과연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그는 가장 먼저 수출에 방점을 찍었다. “지금도 수출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유럽 시장 개척에 보다 역점을 둘 생각”이라며 “유럽 방송국들은 미국보다 디지털 방송 전환이 늦은데다 사용 언어가 다양해 향후 2~3년간 HD급 방송용 모니터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CIS, 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한 DSLR카메라용 뷰파인더도 해외에 수출하기로 했다. 현재 54개국에 90여개의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는 많이 축적돼 있는 편이다. 이런 노하우가 티브이로직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다.

 신년에는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현재 HD급 방송용 모니터끼리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무선전송시스템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며 상반기 미국에서 열리는 NAB 전시회에 출품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국에서 고화질 모니터용으로 쓰는 ‘그레이드1’ 등급의 방송 모니터도 개발해 내놓기로 했다.

 티브이로직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의료용 모니터나 CCTV용 HD모니터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앞으로 의료·CCTV 분야에서 고해상도 모니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방송용 모니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의외로 많다”는 지적이다.

 ‘스마트 오디오’도 기획 중이다. 이 대표는 “아직 구상 단계에 불과하지만 일종의 ‘스마트 뮤직 서버’를 개발해 오디오 마니아층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오디오는 대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니치’ 시장의 성격이 짙다며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중소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