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가격인하, 합병, 전략적제휴 불황극복 안간힘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기업들이 IT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 인하나 전략적 제휴 등 불황 극복에 나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위탁생산 서비스가격을 10~15% 인하했다.

 이미 파운드리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에 가격을 한차례 내린 바 있으나,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지 않자 추가적으로 서비스가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비롯, UMC, 중국 SMIC는 3분기부터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다. 동부하이텍 역시 3분기에 위탁생산 물량이 줄면서 적자로 다시 전환됐다. 불황으로 인해 종합반도체회사(IDM) 주문량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큰 이유다.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팹리스와 전략적인 제휴를 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파운드리기업이 자체적으로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뿐아니라 검증하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팹리스나 IP(지적자산)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공정을 안정화하려는 것이다. 아날로그반도체에 주력했던 중국 CSMC는 에이디칩스와 제휴를 통해 16비트, 32비트 로직 공정을 확보할 계획이다. UMC는 픽셀플러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CIS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픽셀플러스는 UMC와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약속받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생산능력(CAPA) 확대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파운드리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최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파운드리가 늘어나고 있어, 이들과 제휴할 경우 시설을 별도로 짓지 않아도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간 합병도 구체화됐다. 중국 파운드리 2위와 3위 업체인 화홍과 그레이스(GSM)는 최근 합병을 완료했다. 이들은 관리비용은 줄이면서 R&D 역량은 강화할 수 있다고 합병했다. 두 회사는 모두 팹이 상하이에 있다. 이들은 이미 합병전부터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시너지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국내 팹리스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물량이 작아 할인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파운드리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대기업들에게는 가격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안다”이라며 “ 1분기까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