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두 비핸즈 사장은 ‘IT통’이다. 1982년 대우전자 상품기획실과 해외개발부를 시작으로 한국 HP 마케팅 담당 매니저, 엔터프라이즈 그룹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거쳐 PTC코리아 사장까지 30년 동안 IT기업에 근무했다.
지난 7월 비핸즈로 옮긴 건 그래서 조금 놀라운 소식이었다. 비핸즈는 지난 1970년 4월 1일 창립 이후 한국 카드시장을 대표해 온 ‘바른손카드’의 새로운 이름이다. 매년 15만쌍 이상의 예비부부가 비핸즈 청첩장으로 기쁜 소식을 알린다. 어쨌든 김 사장의 부임은 뜻밖이었다.
“비핸즈 상품 유통을 보면 거의 80%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좋은 상품과 함께 얼마나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비핸즈는 2011년 3월부터 쇼핑몰을 재정비해 ‘비핸즈카드닷컴’과 ‘더카드’ 등 온라인 쇼핑몰로 소비자에 다가가는 한편, 비핸즈 카드 고객을 위한 결혼 준비용 쇼핑몰 ‘웨딩앤라이프’를 지난 11월 1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이 말하는 좋은 시스템이란 이런 좋은 쇼핑몰이 다가 아니다. 가령 고객이 직접 청첩장의 문구와 디자인을 온라인상에서 얼마나 편하게 입력하고 또 선택할 수 있는지, 이를 디자인팀·제작팀에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도 포함된다.
김 사장은 “인쇄기술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지만 영업과 세일즈, 마케팅은 모두 IT와 연결 돼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카드와 온라인카드의 수익모델화는 김 사장이 오면서 계획 수립이 시작됐다. 비교적 널리 쓰이는 인터넷 청첩장도 아직 수익모델을 제시한 업체는 없다. 김 사장은 “결혼은 젊은 층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어른들과 함께하는 행사라 종이 카드 수요가 당분간은 줄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 사업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종이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제공하는 모바일 카드 서비스는 인기가 좋다. 단순히 카드를 전송해 주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식장 지도보기와 같은 부가기능과 트위터·카카오톡 등 SNS와 연동해 소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스마트폰으로 청첩장을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쇼핑몰도 구축 중이다. 언제든지 비핸즈 디자인팀과 예비부부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 결혼 준비에 바쁜 이들의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20년 넘게 근무했던 HP의 좋은 요소들을 비핸즈에 옮겨 심느라 바쁘다”며 “IT 시스템부터 직원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비핸즈의 상품을 로비에 전시하고 주변에 미팅 공간을 마련한 것이 김 사장 부임 후 첫 작품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