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사람들]이영희 롯데홈쇼핑 수석상품기획자

이영희 롯데홈쇼핑 CMD
이영희 롯데홈쇼핑 CMD

 “상품기획은 예술이다.”

 이영희 롯데홈쇼핑 수석상품기획자(CMD)는 다수의 구매욕구를 파악해 눈에 보이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예술에 비유했다.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대중의 욕구를 파악해 적시에 말쑥한 디자인과 합리적 가격을 입혀 내놓아야 하는 MD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영희 수석은 “상품 기획이 성공하면 정말 기분이 좋지만 실패할 때도 많다”면서 “성공률이 50%만 되도 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석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지금도 보석·시계 MD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4월 롯데그룹 전체 최우수 영업사원에 선정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7월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값을 보고 ‘1g 돌반지’를 기획, 한정 생산한 100개가 10분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트렌드를 읽는 눈이 밝다.

 성공한 사람은 그 뒤에 그만한 노력을 품고 있다. 이 수석은 잠에서 깨 다시 잠들 때까지 모든 곳에서 상품기획 아이디어를 얻는다.

 출근할 때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보고 패션 트렌드를 읽는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액세서리를 관찰한다. 드라마에서는 스타들이 어떤 옷과 액세서리를 착용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지하철에서 신발부터 주얼리까지 보다 보면 대강의 유행이 파악됩니다. 패션쇼보다 생생한 제대로 된 시장조사를 하는 셈이죠. 늘 이런 것에 관심을 갖고 대중의 마음을 읽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해 주얼리 업계에서는 실용적인 상품구성이 큰 인기를 얻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시계와 핸드백, 시계와 주얼리 등 실용적인 세트 상품이 잘 팔렸다. 새해에는 더욱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고객들이 더욱 현명해지는 ‘신 실용주의’ 성향이 나타날 것으로 이 수석은 예상했다. 대표적인 예로 명품 핸드백을 매면서도 패스트패션 티셔츠를 입는 것을 들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