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지원 R&D예산 증액…“과학기술도 융합 중요”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과학기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과학기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정부가 창업·기술이전에 지원되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비중을 확대한다. 또 정부출연연구원(출연연)과 대학의 창업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등 새해 과학기술 정책에도 창업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실상 출연연 칸막이가 사라지는 원년인 만큼 과학기술 전반의 ‘융합’도 강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과학기술인을 위한 연구환경 개선, 창업 지원 확대 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처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오전 일정을 전부 과학기술인들에게 할애했다. 새해 업무보고 마침표를 과학기술계와 함께 찍은 것은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 의지를 담은 행보로 풀이된다.

 ◇창업 지원 예산 확대= 우선 정부 R&D 예산 중 창업·기술이전 지원 비중을 2011년 1.7% 수준에서 2015년까지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금액으로는 2529억원에서 대략 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창업·기술이전 지원금은 출연연의 연구결과를 활용한 창업이나 연구결과 기술이전 활성화에 사용된다.

 그동안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 가운데 시장으로 이전되는 기술은 33.1%에 불과했다. 정부는 기술사업화에 지원되는 정부 R&D 자금을 늘려 개발된 기술이 창업이나 중소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또 대학의 지주회사나 산학협력단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학연 전체 차원에서 창업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출연연이 사용하는 묶음예산의 5% 이상을 이 같은 기술창업 지원에 쓰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 번 협약으로 3년간 연구할 수 있게=안정적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정부 연구비를 매년 협약을 거쳐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도전적 기초연구에는 ‘그랜트 방식’을 도입, 한 번의 협약으로 3년간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로 출연연 19곳을 ‘국가연구개발원’ 단일법인으로 통합해 국과위 산하에 배치하기로 했다. 범부처 대형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 ‘창조도약 2020’은 국민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모해 △초일류 신제품 △세계 최고 원천기술 △공공복지 기술 등 분야에서 연구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도 융합이 대세=이 대통령은 이어 가진 과학기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과학기술 융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옆을 볼 겨를 없이 경쟁하고, 융합하기보다는 각자 뛴 사회였는데 이제는 융합해야할 시대”라며 “과연 한국 사람이 융합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고, 당면한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자들의 융합이 매우 중요하다”며 “10년, 20년 후에 후퇴하지 않고 앞서가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과학기술인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신년인사회에 4년 연속 참여한 곳이 몇 군데 안 된다. 자진해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윤대원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