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주력해온 텔레칩스가 셋톱박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텔레칩스는 셋톱박스용 칩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올해 매출 9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는 최근 스마트패드용 AP를 일본의 한 셋톱박스 업체에 공급키로 했으며, 셋톱박스 전용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텔레칩스가 셋톱박스 시장을 겨냥한 것은 셋톱박스 시장에 스마트 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셋톱박스는 인터넷은 물론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P 수준의 핵심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실제로 셋톱박스 업체들은 스마트폰AP를 최적화해 스마트셋톱박스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텔레칩스가 공급키로 한 칩도 기존 스마트패드에 사용된 AP다. 이 회사의 AP는 기가급 속도를 내며, 주로 중국의 저가 스마트패드 업체들에 공급됐다. 이 칩만으로 월 매출이 3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시장에서 이 AP가 인기를 끌면서 셋톱박스 업체들에게도 알려지게 됐다. 처음으로 채택된 셋톱박스는 상업용(커머셜) 셋톱박스다.
일반인이 사업자를 통해 구매하는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만 방송을 보게 하는 제한수신시스템(CAS) 지원이 필요하다. 텔레칩스는 CAS를 지원하는 셋톱박스 전용 프로세서 개발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상반기 내 출시할 전망이다.
셋톱박스는 브로드컴·ST마이크로·트라이던트 등 글로벌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텔레칩스가 셋톱박스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국산화는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텔레칩스는 모바일·자동차오디오용 칩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한 AP에 이어 올해에는 셋톱박스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은 2011년 대비 25% 가량 증가한 9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텔레칩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5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4분기부터 매출이 늘어나 2011년 전체 매출은 약 720억원 가량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스마트패드용 AP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며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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