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흥화력본부를 가다]인터뷰-정석부 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장

 “발전소 내부에서도 사용하는 전력이 있습니다. 이를 줄이면 더 많은 전력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동절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전력을 보내기 위해 발전소 내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전력예비율이 7.4%로 떨어졌을 때 영흥화력본부는 유연탄 하역기를 멈춰 세웠다. 하역하는데 소요되는 전력을 아껴 수도권에 보내기 위함이었다.

 정석부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장의 올 겨울 발전소 운영방침은 소내 전력사용량 최소화다. 자체 사용량을 줄여 송전량을 늘린다는 간단한 생각이다. 정 본부장은 수익성을 따지면 하기 힘든 행동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앞서 유연탄 하역작업 중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역 작업 중지로 선박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추가 체선료를 부담해야 했지만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우선시 한 판단이었다.

 정 본부장은 “발전소에는 운전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설비가 있다”며 “이들 설비를 피크시간을 피해 운전하면 필요할 때 더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동계 전력수급의 해법으로 제시한 피크 분산을 발전소 운영에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목한 집중 수급기간인 1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대비해 주·야간 비상대책반을 개편하기도 했다. 과거 한 시간에 한 번씩 하던 교차순시를 현장간부와 협력사 간부까지 동원, 20분에 한 번꼴로 늘렸다. 야간근무 상황실장 직급도 차장급에서 부장급으로 승격했다. 화재 같은 불시 사고 예방을 위해 점검도 늘렸으며 관심·주의·심각 등 전력상황에 따른 대응방안도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 약 80여명의 직원이 퇴근을 하지 않고 발전소 내에서 잠을 청할 정도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설비 순시와 점검 확대로 올겨울 무고장 운전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너무 꽉 짜인 일정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걱정해야 할 부분이다. 정 본부장도 가족들이 직접 영흥화력본부를 찾아와서야 2주 만에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연이은 비상근무와 긴장에 직원들은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정 본부장은 “너무 위축되면 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잘못했을 때 질책도 필요하지만 열심히 할 때 격려도 중요하다”며 “현장 직원들이 안정적인 전력공급 사명에 신명나게 임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