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 위기가 세계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독일을 주축으로 한 주요국 연쇄 정상회담에서 어떤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위기 해소를 위한 총력전이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유럽 주요국 국채만기가 2월 이후 3개월간 집중돼 이달중 정책 대응이 중요하지만, 낙관적 해결 전망보다는 난항을 점치는 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현지시각)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채무 감축 방안을 논의하고 이어 11일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24~25일에는 EU재무장관 회담과 30일 EU 정상회담도 줄줄이 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EU 내에서 조차 위기 대응이 너무 약하고, 대응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관적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대거 도래하는 2월 이전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등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유럽 문제는 파국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지금까지 경기침체 우려가 일부 재정위기국에 국한되지만, 하반기부터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가 EU 경제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했다”며 “재정위기가 일단락되지 않으면 올해는 더블딥 가능성까지 갈수 있다”고 말했다.
서유럽 금융기관의 부실화와 자산 감소에 따른 소비침체,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투자침체 등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다. 다만 이탈리아 문제가 그리스 경우와 다르게 방치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 되고, 지난 10월과 12월중 마련된 유럽의 대책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 10월 26일 유로 지역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법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레버리지 방안 △은행 자본확충 △그리스 채무삭감 △위기우려 국가의 재정긴축 촉구 등에 관한 종합대책안에 합의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신용위험 지표들이 점차 안정되어가며 정책적인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면서도 “이탈리아 재정위기 심화, 프랑스 등 주요국의 신용등급 강등, 금융위기 동유럽 확산 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좋은 독일 등의 ECB 시장개입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1월 유럽 정책 대응이 빨라지고 유동성 효과가 나타나면 코스피지수는 1800~ 2000선 박스권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동성 효과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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