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방송용 케이블·커넥터 시장에 진출한다.
10일 LS전선과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KBTA)는 방송용 케이블과 커넥터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방송 시장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기기사업부 업무를 확장해 방송 영역에까지 진출한다.
방송·통신 융합 추세가 콘텐츠·플랫폼 뿐만 아니라 인프라를 담당하는 장비 업계에까지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LS전선의 방송산업 진출은 사업 다각화 의미가 있다. 통신·전력용 케이블 사업은 중소 업체도 다수 진출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 기간통신사업자의 인프라 구축 정책에 좌우된다는 점도 이 산업이 가진 한계다. 4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 등 전환기에는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구축이 웬만큼 완료되면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2·3분기 LS전선 매출액은 2조2516억원, 2조1920억원으로 3분기 오히려 줄었다. 3분기에는 환손실 등 악재가 겹치며 영업손실을 약 705억6600만원 기록, 영업 적자를 내 사업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방송 장비는 일반 통신망보다 신뢰성 기준이 까다로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LS전선은 별도의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서 진입에 용이하다.
케이블·커넥터 시장 규모는 국내에서만 500억원가량, 세계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동안 국산 업체 중 개발하는 곳이 없어서 일본 카나레전기, 미국 벨덴 같은 외산 업체가 장악해왔다. 수입대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 관계자는 “종합편성채널이 신설되고 유튜브 등 뉴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방송 분야 장비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 시장이 매년 7%가량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방송장비 업계에서도 LS전선의 방송 케이블·커넥터 산업 진출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해외 방송사의 시스템 수주 등에서 국산 장비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용이한 때문이다.
KBTA 관계자는 “LS전선이 참여해 방송 장비를 국산화 하면 다른 방송 장비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