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베트남에 R&D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베트남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생산법인(SEV)을 설립해 휴대폰, TV, AV 등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리뷰(VIR) 등 현지 언론은 SEV 소식통의 말을 빌려 SEV가 수도 하노이에 오는 2015년까지 석·박사 학위 IT 전문 인력 2000명 규모 R&D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현재 전문 인력을 단계적으로 채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R&D센터는 아직 주력 분야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로 휴대폰 연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오는 2015년까지 15억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을 스마트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R&D센터도 이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쯔엉떤상 국가주석(대통령) 등 베트남 최고 지도자들은 북부 박닝성에 있는 SEV 휴대전화 공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베트남 IT산업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가 R&D센터를 베트남에 세워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공식 방문한 상 주석은 구미에 있는 삼성전자 관련 시설을 직접 시찰하기도 했다.
휴대폰 중심 R&D센터가 설립되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베트남 옌퐁에 휴대폰 제2 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1억5000만대 규모의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를 갖췄다.
지난해 10월에는 최지성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삼성전자 완제품 최고경영진이 베트남 현지에서 전략회의를 열고 베트남을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1억대가량 휴대폰을 생산, 58억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 휴대폰 생산기지 가동에 이어 R&D센터까지 갖추면 베트남이 중국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 메카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R&D센터가 휴대폰 분야에 집중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센터 규모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장지영·장동준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