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공급 과잉 시대, 뭉칫돈 투자하는 트리나와 폭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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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 과잉 시대에 접어들면서 투자가 얼어붙은 태양전지 업계에 오히려 뭉칫돈을 쓰는 청개구리 기업이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10일 중국 트리나솔라와 대만 폭스콘의 태양전지 투자 계획을 보도했다.

 트리나솔라는 중국 태양전지 업계 3위다. 장쑤성 창저우시에 소재에서 부품, 완제품에 이르는 태양전지 일관 생산 체계를 만들었다. 20만평에 이르는 규모다. 이 회사는 인근에 6만평 규모의 공장 2동을 신축 중이다. 투자비는 18억5800만달러(약 2조1480억원)에 달한다.

 트리나솔라는 작년 3분기 3100만달러(약 358억원) 적자를 냈다. 같은 시기 적자가 1억1600만달러(약 1340억원)인 1위 업체 선텍보다는 덜 하지만 거액의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선텍은 올해 말까지 투자를 동결했다.

 마크 킹슬리 트리나솔라 마케팅 최고임원은 투자 결정의 배경을 “규모의 확대가 생존의 열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나 LCD와 마찬가지로 태양전지 역시 설비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 효과에서 나온다는 판단이다.

 폭스콘은 태양전지 시장에 새로 출사표를 던진 헤비급 신인이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 제조로 유명한 세계 최대 위탁생산 업체다. 기업 가치가 대만 2위에 해당하는 30조원을 웃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장쑤성 양첸시에 태양전지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생산 능력은 400메가와트로 시작하지만 15억달러(약 1조7350억원)를 추가 투자해 2014년 3기가와트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폭스콘은 중국의 다결정실리콘 기업과 합작 회사도 세웠다. 트리나솔라와 마찬가지로 수직 통합 체계를 갖춘 셈이다. 이 회사는 “태양전지 시장은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양전지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재정 위기 탓에 유럽 각국은 태양전지 보조금을 줄였다. 세계 최대 시장 수요가 줄면서 태양전지 업계는 공급 과잉에 빠졌다. 다만 전망은 어둡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MS리서치에 따르면 2011년 태양전지 시장 성장률은 24%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폭락 시기에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일본 업체를 눌렀다. 트리나솔라와 폭스콘은 태양전지 업계의 삼성전자를 꿈꾼다. 이들의 선택이 치킨 게임의 승리를 가져오는 결단일까, 아니면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은 패착일까. 결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