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터치·트랙패드·키보드 다 담고도 10.5㎜
볼드9900은 흔한 풀터치 스마트폰보다 가로 화면이 더 넓은 특이한 디자인을 택했다. PC 키보드에서 흔히 보던 4줄 쿼티 키보드 때문이다. 손이 작은 여성이라면 한 손에 쥐기 다소 버겁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RIM은 이전 모델인 블랙베리 펄에서 가로 폭을 줄이려고 키 개수를 줄였다가 오히려 한글 입력이 어려워 외면받았다. 볼드9900은 쿼티 키보드는 살리는 대신 두께를 대폭 줄여 쥐기 쉽게 만들었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두고 고민한 결과다.
적어도 입력 편의성을 보자면 볼드9900은 얻은 게 더 많다. 35키 키보드는 PC용 키보드 축소판이다. 그 덕분에 작지만 글자 입력에 필요한 모든 키를 담았다. 특수문자나 숫자, 기호는
화면 아래 보이는 검은색 사각형은 HTC 디자이어에도 쓰인 적이 있는 광학 트랙패드다. 엄지로 트랙패드 위를 문지르면 안에 든 광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작동한다. 트랙패드 하나면 메뉴에서 스크롤, 기능 선택까지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노트북에서 쓰던 터치패드를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일일이 트랙패드를 써서 선택하기 어렵거나 화면을 확대· 축소하고 싶다면 여느 제품처럼 화면을 터치해 조작하면 그만이다.
2.8인치 터치스크린은 해상도 640×480을 지원한다. HD 동영상을 여백 없이 재생할 수 있는 최신 스마트폰에 비하면 비좁아 보이지만 잔글씨를 읽는데 어려움은 없다. 모바일 웹 페이지는 물론이고 PC용 웹 사이트를 열어봐도 큰 불편함은 없다.
이렇게 터치스크린에 트랙패드, 쿼티 키보드까지 모두 담았지만 제품 두께는 10.5㎜에 불과하다. 더 얇게 만들 수 있었지만 근거리통신기술(NFC) 기능을 넣은 탓에 이 정도 두께가 나왔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실제 손에 들고 만져보면 두껍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제품 뒷면을 깎아내 자연스러운 곡선을 만든 것도 이런 느낌을 주는데 한 몫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