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 월성원전 1호기가 멈춰 섰다. 지난달 13일과 14일 울진원전 1호기와 고리원전 3호기의 연이은 정지사태가 벌어진 지 채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또 한 번 원전이 정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절기 비상전력수급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연이은 원전 불시정지에 운전 신뢰성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원전 정지를 계기로 제어시스템 정지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설비에 운영 안정성 확보를 검토할 계획이다.
월성원전 정지 원인은 냉각재펌프 온도감지기 접점 이상으로 알려졌다. 앞서 울진과 고리의 정지 원인은 터빈복수기 이상과 케이블 손상으로 밝혀졌다. 각각 원인은 다르지만 핵심 설비가 아닌 2차 계통의 이상신호 발생에 따른 자동 정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2차 계통 이상은 방사성과는 무관해 원전 ‘안전’을 언급할 문제는 아니지만, 사소한 결함으로 연이어 정지한다는 점에서 전력공급 ‘안정성’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월성원전 정지는 울진과 고리원전 정지 이후 정부와 한수원이 불시정지 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한수원은 울진·고리 정지 이후 ‘원전 설비관리 책임제도’를 도입했고 ‘안전·안정운영 다짐대회’를 갖기도 했다. 정부는 1월 둘째 주와 셋째 주를 전력수급 집중기간으로 정하고 발전사들에 차질 없는 전력공급을 특별 주문했다. 가장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원전은 계속해서 멈추고 있는 셈이다.
한수원은 핵심 설비뿐만 아니라 2차 계통 설비에 대해서도 운전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태호 한수원 안전기술본부장은 “이상신호로 인한 원전 불시정지가 없도록 하겠다”며 “이번 2차 계통 설비 신뢰성 제고를 위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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