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TV로 미국인의 탈(脫) TV 흐름을 되돌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에서 구글TV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3사의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 이면에는 TV에서 점점 멀어지는 미국 시장의 흐름을 막으려는 전략이 녹아 있다.
미국 가정의 80% 이상은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에 가입돼 있다. 과거에는 가족 모두가 거실에 모여 TV를 봤지만 요즘은 각자가 좋아하는 방송을 PC나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본다. 초고속 무선인터넷과 N스크린 시대가 열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지난해 CES에서 삼성전자와 소니는 인터넷을 통해 TV에서 타임워너케이블 시험 방송을 보여줬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정식 콘텐츠 공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타임워너케이블은 대신 아이패드용 방송을 준비 중이다. 미국의 탈 TV 경향을 읽은 조치다.
여기에 훌루나 넷플릭스, 아마존 등 콘텐츠 유통 업체의 움직임도 재빠르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싼 가격에 제공한다. 철 지난 콘텐츠는 무료로 뿌린다. 시간에 맞춰 봐야 하는 TV 방송과 다른 장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에서 노리는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이다. 아직 정확한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화나 스포츠, 코미디 등 장르 별로 만든 구글의 유튜브 서비스 전략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마트패드나 스마트폰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영상과 음향으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언제든 볼 수 있다면 스마트 TV는 충분한 승산이 있다. 구글은 작년 말 미국 대형 영화사들과 저작권 관련 합의에 접근했다고 전해진다.
유튜브 채널이 등장하면 지지부진했던 구글TV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TV 시장이다. 일본을 누르고 세계 TV 시장을 평정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로 탈 TV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이번 CES에서 보여주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