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공공SW사업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 지식경제부가 ‘대기업 공공 SW사업 참여 제한 규정’을 손질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한다. SW라는 한 우물을 판 중견 기업도 중소기업을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분류된다. 곧바로 공공사업 참여가 제한되는 문제가 생겼다. 지경부가 이러한 업계 의견을 받아들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견기업은 참여가 제한된 대기업 대상에서 5년간 제외된다. 대폭적인 완화가 아니어서 다소 아쉽지만 어느 정도 숨통을 돌릴 정도는 됐다. 중견 SW기업들은 공공사업에 크게 의존하지 않을 정도의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이 기간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중견 기업 참여 제한 완화는 일종의 한시적 예외 규정이다. 더 일관성 있는 제도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중견기업이란 산업발전법의 새 기업 분류 체계를 따르지 않는 다른 법규와 제도를 이참에 뜯어고쳐야 한다.
5년이라고 못 박는 것보다 중견 기업 매출액에서 공공사업 비중을 판단해 제한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접근법도 고려할 만하다. 중견기업은 공공사업으로 몸집을 키우되 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기업으로 도약하려 노력하는 구조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을 모델로 삼아 도전할 기회를 주여 한다. 그래야 공공사업이 SW산업 생태계 조성에 밑거름이 된다.
현 정부는 국민, 기업과 소통을 잘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제도 개선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게 한다. 이 정도로 지경부의 SW업계 애로 경청과 이른 조치가 돋보인다. 남은 개정 절차를 깔끔히 마무리하고 더 활발히 제도를 개선하면 업계의 평가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