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 상황은 좋지 않은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응해야 할 새로운 제도 및 규제는 늘어난다. 어느 때보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가 필요하다. 기업 내 정보화를 책임지는 최고정보책임자(CIO)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경영진으로부터 정보화 기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및 내부 혁신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IO들은 어떤 IT전략을 수립할까. 전자신문 CIO BIZ+는 국내 주요 105개 공공기관 및 기업 CIO 대상으로 올해 IT전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금융·제조기업 중심으로 IT예산이 전년대비 큰 폭 늘어났다. 차세대시스템 등 핵심 기간시스템 재구축에 많은 예산이 배정됐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연간 예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IT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금융, IT예산 크게 늘려=IT예산 증가는 금융권(제2금융 포함)에서 두드러진다. 조사대상 29개 금융회사 중 72.4%인 21곳이 IT예산을 작년보다 높게 책정했다. 감소했다고 답한 금융회사는 4곳뿐이다. 4개 금융회사는 전년과 동일하다. 금융회사들은 올해 본격 시행되는 금융감독 당국의 금융IT 강화정책에 대응해야 한다. 정보보안 강화를 골자로 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이 올해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IT예산이 전년보다 20%이상 늘어났다고 답한 금융회사도 9곳에 이른다. 대부분 올해 대규모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금융회사다.
제조·중공업분야 기업도 올해 IT예산을 늘렸다. 23개 조사대상 기업 중 예산을 줄였다고 답한 곳은 3곳에 불과하다. 늘어난 배경은 사업 확장 등으로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 재구축 등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정보시스템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운영비용이 증가했다. 서비스·물류·유통분야 기업도 85%가 예산을 확대했다. 조사대상 중견그룹 IT예산도 모두 증가했다.
공공기관은 민간 기업에 비해 IT투자가 다소 소극적이다. 올해 IT예산을 늘린 공공기관은 60%대에 그쳤다. 10% 이상 증가한 곳은 5곳뿐이다. 공기업 중심으로 차세대 프로젝트가 대부분 지난해 끝났거나 올해 완료되기 때문이다. 통신·방송·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방송과 통신기업 간 차이가 분명하다. 종합편성방송사업자 등장으로 경쟁 환경이 심화된 지상파 및 기존 케이블 방송사들은 IT예산을 늘린 반면 앞서 유무선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 통신 3사는 전년과 동일하거나 IT예산을 줄였다.
◇예산규모 클수록 적극 투자=연간 IT예산 규모가 클수록 올해 예산 증가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예산이 1000억원 이상인 26개 기업 중 76.9%인 20곳이 올해 예산규모를 늘렸다. 이들 기업 중에는 10% 이상 늘린 곳도 42.3%인 11곳에 이른다. IT예산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IT예산 규모가 큰 곳 일수록 증가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은행들이 대거 IT예산을 늘렸기 때문이다. IT예산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올해 예산이 10%이상 늘어났다고 답한 11곳 중 6곳이 은행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발생된 보안사고로 올해 정보보안 예산을 큰 폭 확대했다.
IT예산 규모가 501억~1000억원인 17개 기업 중에서는 64.7%인 11곳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2곳은 전년과 동일하고 6곳은 감소했다. 100억~500억원 규모인 42개 기업 중에서는 71.4%인 30곳이 예산을 늘렸다. 5곳은 전년과 동일하고 7곳은 감소했다.
IT예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올해 예산을 줄인 경우가 많다. 100억원 미만 IT예산 규모를 갖고 있는 18개 기업 중 61%인 11곳이 올해 예산을 전년과 동일하거나 줄여 책정했다. 대부분 공공기관과 대학으로 정보화 사업이 신규투자 없이 유지보수 위주이기 때문이다.
연간 IT예산이 1000억원을 넘는 곳은 총 105개 조사대상 중 26곳이다. 산업별로는 금융 11곳, 공공 6곳, 제조·중공업 6곳, 통신 4곳 등이다. 501억~1000억원 규모는 17곳, 100억~500억원 규모는 42곳, 100억원 미만은 18곳이다. 대학 2곳은 올해 IT예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프1>올해 IT예산 변화 현황(총 103개)
20% 이상 증가 : 22개 21.4%
11~20% 증가 : 11개 10.7%
5~10%증가 : 19개 18.4%
5% 미만 증가 : 14개 13.6%
전년과 동일 : 14개 13.6%
5% 미만 감소 : 3개 2.9%
5~10% 감소 : 7개 6.8%
11~20% 감소 : 7개 6.8%
20% 이상 감소 : 4개 3.9%
무응답 : 2개 1.9%
<그래프2>연간 IT예산 1000억원 이상 규모 기업의 예산 증감변화(26개)
20% 이상 증가 : 6개 23.1%
11~20% 증가 : 5개 19.2%
5~10%증가 : 5개 19.2%
5% 미만 증가 : 4개 15.5%
전년과 동일 : 3개 11.5%
5% 미만 감소 : 0
5~10% 감소 : 3 11.5%
11~20% 감소 : 0
20% 이상 감소 : 0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