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지난 해 우리나라는 ‘애플 쇼크’ ‘구글 쇼크’를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한껏 달궈진 국내 SW 산업에 불을 지펴 의미있는 결실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IT산업 중 ‘마이너’로 지목되던 SW 산업을 ‘메이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IT산업에서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올 한해 모든 열정을 쏟아 낼 것입니다. SW, 모바일 등 IT산업 메가트렌드와 정책수요를 반영한 정책개발을 강화해 우리 산업이 시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도하겠습니다.”

 정경원 NIPA 원장은 급변하는 스마트 IT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근본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해왔던 핵심 IT정책들이 실제 산업에 스며들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내실 있는 성과까지 창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SW 관심도가 고조된 올해가 이를 실현할 최적기로 보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지겠다”고 역설했다.

 무역 대국으로 도약을 가속화할 수 있는 IT수출 유망시장 발굴과 미래 IT 산업을 주도할 차세대 먹을거리 산업 발굴도 정 원장이 올해 역점을 둔 핵심 선결과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09년 NIPA 취임 때부터 강조한 핵심 IT인재 양성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IT역할론에 대한 필요성도 주창했다. 지금까지 IT산업이 제조·금융 등 다른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앞으론 기후변화·고령화 등 사회적 패러다임에 IT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만드는 것을 NIPA의 또 다른 주요 과제로 삼았다.

 

 -지난해 정보통신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이었다고 평가하십니까. 올해 어떤 화두가 지속될 것인지, 새롭게 부상할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난해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사망부터 스마트패드 시장 성장, 특허분쟁, 개인정보 유출, 선관위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스마트 열풍 등 이슈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애플, 삼성, 구글의 약진 등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IT산업이 급속히 재편됐습니다. 또 SW, PC, 휴대폰 등 IT 경계가 사라지고 융합화가 진행되면서 IT 주도권이 하드웨어(HW)에서 SW로 이동했고, HW+SW+서비스를 갖춘 기업이 강자로 등장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SW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우리나라가 서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올해 IT 시장은 스마트 기기가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는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로 도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마트시대 진입으로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소셜비즈니스, 스마트워크 등이 올 한해에 새로운 형태로 진화돼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IT산업의 경쟁 원천이 SW와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고, IT융합의 저변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수·발주제도 선진화 방안과 공생발전형 SW생태계 발전전략 등 건전한 SW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이러한 정책을 가시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IT융합, SW산업육성,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그린IT 등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IT 정책의 성과를 현실화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는 3월에는 ‘IT 미래비전2020’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공생발전형 SW생태계 구축전략’의 후속조치 이행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대기업 공공정보화 참여제한, 하도급 대금 직불제, 공공SW사업 제안요청서(RFP) 명확화 등 SW산업 진흥법 개정도 지원합니다. ‘SW정책연구센터’ 설립도 올해 추진합니다. SW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 수행을 목표로, 국내 SW정책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센터는 중장기 수요 지향적 정책 연구 및 사업 개발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조성을 위해 팔을 걷었습니다. IT서비스 기업 및 SW 기업의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어떤 세부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IT서비스 대기업 공공시장 신규 참여 전면 제한 및 수·발주 기업의 각종 제도 준수 모니터링을 위해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SW품질인증 기업에 대한 우대 강화, RFP 상세 의무화, SW사업대가 산정을 위한 사업저장소 구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SW 자산을 공유〃재사용할 수 있는 ‘SW뱅크’ 설립에 130억원의 예산도 책정했습니다. 민간 기업의 SW 산출물은 물론, 국가 R&D 산출물도 데이터베이스화해 시스템으로 구축하겠습니다. 올해 SW뱅크시스템 구축을 완료해관련 서비스를 론칭하는 게 목표입니다. 또 공공정보화사업 발주자와 공급자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SW공학 중심의 퀄리티매니지먼트오피스(QMO) 설립도 추진합니다. 올 공공 정보화사업 중 30억원 이상 사업을 일부 선정해 공공 QMO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도 SW산업을 스마트IT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올해 SW산업 육성전략에서 지난해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입니까.

 ▲전략SW의 가치를 고도화하는 전략입니다. 전략SW로는 공개SW가 그 주인공입니다. 공개SW 거버넌스 가이드 고도화, 공개SW 라이선스 검증 대상 확대 등 공개SW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건전한 활용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SW개발 및 보급 지원 등을 통해 SW유통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전략도 올해 새롭게 추진합니다. 교육·제조 등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SW 개발을 지원하고, 중소 SW기업의 클라우드 SW 개발 및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등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SW와 주력 산업 간 융합에도 올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생활가전 등 시장 성장성과 산업적 파급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SW융합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정책 지원 및 실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모니터링 및 소통 체계를 강화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IT정책포럼과 업종별 간담회 등을 정기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위해 IT정보의 허브 역할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SW산업동향분석 보고서를 주·월 단위로 발간하고, SW주간 행사를 통해 SW정보도 집중 제공합니다.

 -대한민국의 SW파워 강화를 위한 인재양성 전략에는 어떤 것이 포함되나요.

 ▲올해 융합·SW분야 고급인재를 중점 육성하고 고용연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의료 등 산업수요가 높은 IT융합분야 인재 육성에 우선 집중할 예정입니다. SW 전문가를 발굴하는 ‘SW 마에스트로’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SW마이스터고 및 SW특성화 대학원 신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SW마이스터고는 2014년 3월에 개교합니다. 해외 유수 SW대학과 함께 SW대학원 과정을 기획, SW특성화 대학원을 올 2학기부터 운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교수임용 등 브레인 스카우팅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IT전공학생과 IT전문 인력이 갖춰야할 역량을 평가할 ‘IT역량지수’ 모델도 개발해 대학 IT교육 질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핵심 인재 양성과 함께 SW 산업구조 혁신, 품질 경쟁력 강화로 우리 산업의 SW파워를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정경원 원장 프로필

 △1957년 10월생

 △학력사항

 -제주 제일고등학교

 -한양대학교 법학과

 -국방대학원 안보과정

 △주요 경력

 -2009년~현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2007년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2005년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2004년 우정사업본부 충청체신청장

 -2002년 정보통신부 정보기반 심의관

 -1999년 정보통신부 기획예산담당관

 -1995년 정보통신부장관 비서관

 -1983년~1992년 제주 우체국 지도과장·체신부 통신정책국 행정 사무관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