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4S가 13일 중국 시판에 들어갔지만 사재기와 무질서 현상이 판치면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직영점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4S 판매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13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애플스토어 3곳과 현지 협력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중국명 롄퉁·聯通) 주요 매장에서 아이폰4S를 출시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애플스토어에서 판매가 시작되기로 예고된 가운데 12일 늦은 오후부터 각각의 애플스토어 앞에는 수천명의 사람이 몰려 긴 줄을 이뤘다.
애플스토어와 베이징 시단(西單)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4S 판매가 시작돼 순식간에 2천대 한정 물량이 매진됐다.
그러나 베이징 싼리툰(三里屯) 애플스토어에서는 매장이 문을 열기 전 줄이 무너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는 등 극심한 무질서 현상이 나타났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에다 공안까지 가세해 질서 유지에 나섰으나 현장 통제가 완전히 불가능해지자 싼리툰 애플스토어는 고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매장문을 열지 못하겠다고 현장의 소비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러자 영하의 날씨 속에서 밤을 새운 사람들은 이에 격분해 격렬한 항의를 했고 일부 사람들은 매장 유리창에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를 방불케 하는 소비자들의 격렬한 항의는 공안이 출동하면서 진정됐지만 실망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싼리툰 애플스토어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영업을 하지 못했다"며 "아이폰은 당분간 베이징과 상하이 애플스토어에서 팔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러나 중국 고객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구입을 하거나 차이나유니콤 매장에서는 계속 아이폰4S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온라인 구입도 매일 물량이 소량으로 한정돼 있고 차이나유니콤 매장에는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중국의 일반 소비자들은 당분간 아이폰4S를 구입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아이폰 출시 첫날 극도의 혼란이 빚어진 것은 암표상과 비슷한 사재기 조직이 대리 구입자들을 대거 끌어모아 구매 행렬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싼리툰 등 중국의 애플스토어 3곳 앞에는 같은 모자를 쓰거나 팔에 같은 색의 띠를 두른 사람들이 많게는 수백명씩 목격됐다.
이들은 모두 사재기 업자들이 구해온 `알바`들이다.
아이폰4S 출시 전부터 중국 인터넷에서는 `밤을 새 아이폰을 대신 구입해주면 100위안(약 1만8천원)을 주겠다`는 광고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신화통신은 이날 싼리툰 애플스토어 앞에 모인 사재기 조직 관련자만 줄잡아 1천여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애플의 전작인 아이폰4 출시 때 사재기한 물건을 되팔아 이익을 본 사람들이 이번에는 더욱 대규모로 조직적인 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늘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어 사재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 공식 판매점인 애플스토어 정문 바로 앞에서 수십명의 사재기 상인들이 손에 새 아이폰을 소비자들에게 버젓이 호객 행위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 치솟는 아이폰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의 최고재무담당임원(CFO)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최근 중국 내 애플매장의 거래량과 수익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560만대의 아이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