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 PC 시장 패권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얼마나 따라붙을 수 있을까. 연초부터 윈도폰이 대거 출시되고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와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웹킷(webkit)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현재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은 ‘웹킷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킷은 오픈소스로 이뤄진 웹브라우저 엔진으로 구글 크롬과 애플 사파리를 비롯해 삼성전자 바다OS용 ‘돌핀’ 브라우저와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노키아 심비안용 브라우저에도 사용됐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TV도 웹킷 기반 브라우저를 탑재했다.
특히 스마트 플랫폼 생태계의 두 거인인 애플과 구글의 웹킷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웹킷 사이트에 공개된 ‘기여자’ 명단에도 두 회사의 브라우저 개발자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두 회사가 HTML5를 전폭 지원하기로 방향을 잡으면서 신규 소스코드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새로운 스마트 플랫폼 강자로 부상하는 아마존도 브라우저 엔진으로 웹킷을 택했다. “향후 10년간 브라우저 시장은 웹킷이 지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웹킷 기반 브라우저의 부상과 함께 추락한 건 IE와 오페라의 ‘오페라 미니’, 모질라재단 파이어폭스 등 비웹킷 브라우저들이다. 시장조사기관 넷마켓셰어에 따르면 IE는 지난해 말 전체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과반을 잃었다. 크롬과 사파리에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을 다 내준 때문이다. 피처폰 시장을 주무르던 오페라 미니의 모바일 브라우저 점유율은 2010년 5월 처음 40%대가 깨진 후 지금은 그 절반으로 추락했다.
이런 중에 MS가 꺼내든 반격의 카드가 만만찮다. 지난 주 CES에서 발표된 윈도폰은 노키아 ‘루미아900’과 HTC ‘타이탄2’ 2종이다. 지난해 나온 윈도폰 6종이 보급형이었다면, 이번에 공개된 단말기는 대부분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춰 시장 반응이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LG전자도 MS의 ‘특허 압박’을 받으며 윈도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윈도폰의 운용체계(OS) ‘망고(윈도폰 7.5버전)’는 IE9 브라우저를 탑재하고 있다. IE9는 MS가 처음으로 PC용 엔진과 모바일용 엔진을 통합해 만든 크로스 플랫폼 브라우저다. 따라서 PC를 위해 개발된 IE용 웹페이지도 모바일에서 아무 걸림돌 없이 구동될 수 있다. 차세대 웹표준 HTML5 지원 비중도 대폭 높였다.
모바일과 PC에서 동시에 사용하게 되는 윈도8 버전부터 탑재되는 IE10 역시 플랫폼에 상관없는 동일한 브라우저 환경을 제공하고 액티브X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더 모바일 친화적이다.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는 “IE10이 시장에 정식으로 깔리는 시점부터 MS의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 반격이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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