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내 우리나라 보안 전문인력을 10만명 수준으로 늘려야 합니다. 금융기관과 주요 포털 업체를 중심으로 해킹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다 국방 분야에서도 사이버 테러공격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보보안 없이는 IT도 없다’는 인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은 보안 전문인력 10만명 양성설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유 원장은 특히 “정부도 정보보안 정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며 청와대에 사이버 보안 담당 비서관을 임명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만큼 정보보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4선 의원 출신인 유 원장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은 정보보안 전문교육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단순히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던 기관에서 보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원에 거는 주변의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 원장은 “지난해 보안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대거 보강한데 이어 올해는 보안분야 명품인재와 전문강사 양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정보보안 분야 전문 인력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정보보안 최고책임자(CISO) 양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보안은 기업 생존전략과 직결된 문제”라며 “정보보안 분야 전문지식을 갖춘 CISO 양성과정을 빠른 시일 내 개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T업계 CEO 대상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다.
미취업자와 재직자 대상 IT교육도 강화한다. 최근 지방에도 IT와 정보보안 분야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고 주요 지역에 분원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학점인정제 도입도 협의 중이다. 학점인정제도가 도입되면 연구원에서 교육받는 수강생들이 정식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연구원이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 잡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원장은 신년에는 기업 연계교육도 강화할 생각이다. “지난해 보안전문업체 인포섹과 제휴해 주문형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했는데 올해에는 주문형 교육을 더욱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유 원장은 IT산업계 종사자의 화합과 결속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연구원 주최로 독도마라톤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회를 명실상부한 IT업계 대표 마라톤 행사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또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롤러경기연맹과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활동에 IT기관 및 업계 종사자 참여를 확대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간 가교역할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유 원장은 70세를 넘은 나이에도 마라톤과 롤러 스케이팅을 즐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흠뻑 빠져 있다. 첨단 IT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유 원장은 일부 보안교육 과정을 인터넷 방송 ‘저스틴TV` 등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며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보였다. 보안강국을 꿈꾸는 ‘젊은 유준상’이 구상하는 연구원의 올 한해 활약이 기대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