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 블랙박스 업계 "시장 한계상황…고부가가치로 승부"

 올해 국내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시장 성장 정체가 예상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고집적·고부가가치 제품과 연구개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스터·서울통신기술 등은 올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축소할 것으로 보고 새해 사업계획에 기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포함했다.

 블랙박스 시장은 전년대비 두 배 성장이 예상되지만 사업자가 워낙 많아 실제 매출 확대로 이어질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으로 여겼던 블랙박스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포화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거나 기존 제품을 고집적 고부가가치화 하는 쪽으로 올해 사업 방향을 정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에서 내비 기능을 제공함에 따라 시장이 축소·정체되고 있다. 거치형 내비게이션 시장은 2010년 150~160만대 규모였으나 2011년 110~120만대로 축소됐다. 올해 규모도 이와 비슷하거나 축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블랙박스 시장은 내비게이션과 반대로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 2010년 25만대에서 2011년 50만대, 올해 약 80만대 시장 형성이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사업을 진행해온 기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대부분 이 시장에 진출했고 블랙박스만 전문 제조·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상당해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업체들이 난립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시장 포화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제조사들은 관련 사업 비중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축소하고 대신 다른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팅크웨어·파인디지털 등 주요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새롭게 부상하는 매립형 내비게이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련 대리점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팅크웨어는 유비벨록스 인수 후 스마트카 솔루션 분야에서 시너지 확보를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한라그룹 마이스터는 올해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프리미엄과 매립형 제품을 다수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새로 선보인 블랙박스는 올해 신제품 3~4종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사업 확대 수준은 아니다. 대신 올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비중을 확대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서울통신기술은 기존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사업은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하이패스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 단순 결제 기능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접목한 신개념 하이패스 제품으로 시장 확대와 매출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