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가 대일역조로 확대되는 공식이 깨졌다.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부품소재 수입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출 증가가 대일 무역적자 폭 확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작년은 수출이 사상 최초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음에도 대일적자 폭이 감소했다.
16일 한국무역협회는 작년 대일 적자가 11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65억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지진과 엔고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한국 제품 구매를 늘리면서, 대일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1.3%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1998년 IMF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일 적자 감소와는 그 이유가 다르다. 당시는 자본재 분야 적자가 개선됐지만, 이번에는 원자재 분야 적자폭이 개선됐다.
대일 수출 1위 품목은 석유제품으로 지난해 11월까지 130.5% 수출이 급증해 전체 대일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지난 2010년 적자였던 건설광산기계, 합성고무, 조명기기, 공기조절냉난방기기, 음향기기, 사무기기 등 다수 기계품목이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조명기기, 공기조절냉난방기기, 음향기기 등은 최근 10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품목이다.
한편 지난해 11월까지 부품소재 대일적자는 207억달러로 전체 대일적자 264억달러의 78.5%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며, 전체 수입 중 비중도 58.2%를 차지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박기임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대일 원자재 수출이 다소 둔화되는 반면, 절전관련 및 발전설비, 자동차 부품 등 자본재 분야와 식품, 패션, 이미용제품 등 소비재 분야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정부는 올해도 대일 수입 감소보다는 대일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책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표> 대일 무역수지 현황(백만달러, %)
*자료: 한국무역통계,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기준.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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