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안에 세균 100억 마리? 이렇게 잡아라

車안에 세균 100억 마리? 이렇게 잡아라

변기 320만, 싱크대 56만 7,845, 수세미 13만 4,630, 욕조 11만 9,468. 제품 가격표가 아니다. 한 조사결과에서 나온 집안 내 세균 수다.

지난 2007년 미국위생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집안은 온통 세균 덩어리다. 변기나 부엌 배수구, 수세미나 싱크대 걸레 등 상위권은 주로 화장실이나 부엌이 차지하고 있다. 변기에는 무려 320만 마리에 이르는 세균이 득실댄다. 심지어 아이들 장난감이나 식탁에도 340마리, 전자레인지 버튼이나 TV 리모컨,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세균 없는 곳 찾기가 더 어렵다.

실내 공기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 6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가정 내 부유미생물 농도 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가정 10곳 가운데 7곳은 세균이나 곰팡이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에 떠도는 총부유세균의 경우 먼지나 수증기에 붙어 다니면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총부유세균이 호흡기나 피부에 닿으면 아토피나 피부염, 알레르기성이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 집안 세균, 공기부터 잡아라=그렇다면 이런 세균은 어떻게 없앨까?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집안에 있는 세균을 없애려면 욕실이나 부엌처럼 물기가 많은 장소의 습기는 60% 이하로 유지하는 게 좋다. 주방이나 화장실 같은 곳에는 환기시설을 설치하고 신발장이나 신발을 놓는 출입구에는 먼지 제거용 바닥매트를 설치하고 집안 청소를 자주 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또 에어컨이나 가습기 내부는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게 좋다.

문제는 실제로 이렇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같은 제품을 이용하지만 최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원인 미상 폐 질환이 급기야 사망으로 이어져 망설여진다. 이럴 때 집안 내 세균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항균기다.

항균기는 공기 중에 떠도는 세균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항균기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 사태부터다. 이 사건 후 공기 중을 떠도는 온갖 바이러스 원인균이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 것. 항균기가 신종플루 등 공기 중 유해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낸다는 게 알려지면서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었다.

항균기가 신종플루만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포도상구균이나 살로넬라균, 곰팡이균 등 공기 중에 떠도는 유해 바이러스, 알레르기 원인균도 없앨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인지 시중에는 중외제약, 에어메딕, 태극제약, 닥터슈벤 등이 항균기를 내놓은 상태다.

◇ 항균기 고를 땐 용액 안전 따져라=물론 항균기 역시 살균제처럼 용액을 이용해 살균과 냄새 제거를 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가습기처럼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미니 항균기 소유를 판매중인 장보고 이성균 대표는 이런 점에 주목, 100% 천연 식물 원료를 전면에 내세웠다.

"피톤치드를 포함해서 항균기 제품이야 이미 많죠. 하지만 식품첨가물 허가를 받은 건 우리 밖에 없어요. 마셔도 괜찮습니다."

이 대표 설명에 따르면 소유 미니 항균기에 들어간 용액은 천연식물인 콩을 원료로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 일본 린스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이 용액은 일본 중부대학 생명건강과학부 실험 결과 신종플루 바이러스(H1N1)를 99.9% 없애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 속 식물이 만들어 내는 살균 능력을 가진 물질인 피톤치드 향으로 삼림욕 효과를 더한 것도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 "피톤치드 항균기 제품을 보면 보통 20만원대가 많아요. 숲 냄새도 좋지만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죠." 이 대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소유 미니 항균기 개발 단계부터 `저렴한 가격과 유해물질 제거`를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소유 미니 항균기 가격은 7만원대다.

◇ 자동차, 항균기가 절실한 또 다른 공간=또 다른 인기 요인은 다양한 활용도다. 소유 미니 항균기는 집안은 물론 사무실, 자동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전원도 일반 220V 뿐 아니라 USB 전원, 시거잭에 모두 연결할 수 있다. 크기를 원통형으로 설계해 책상 위나 가정에선 받침대를, 자동차 안에선 컵 홀더에 놓으면 된다.

장보고는 지난 10월 제품 출시 이후 별다른 홍보 없이 특판이나 소형 쇼핑몰 위주 판매만 해왔지만 2개월만에 5,000개를 팔았다. 제품 활용도가 다양한 만큼 실제 소비층도 다양하다. 냄새 제거 효과가 높아서 화장실이나 거실, 사무실에 놓거나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자주 찾는다.

하지만 이 제품을 가장 많이 찾는 소비자는 자동차 냄새를 없애려는 운전자다. "한 조사결과를 보니까 변속 기어이나 운전대, 브레이크 페달, 시트, 트렁크 같은 곳에는 각각 10억 개가 넘는 세균이 득실댄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 담배 냄새 같은 것까지 생각하면 끔찍하죠." 이런 이유로 설 특수 기대도 크다. "설이 코앞인데 가족을 태우고 고향을 찾으려는 운전자라면 냄새 걱정이 더하지 않겠어요?"

장보고는 소유 미니 항균기가 살균 뿐 아니라 냄새 제거에도 탁월한 만큼 앞으로 일반 가정은 물론 자동차 운전자와 사무실, 애완견 가게 등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석원 기자 lswca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