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키트’라는 인공지능형 차세대 자동차가 나온다.
운전자와 일상대화는 물론, 위성위치추적(GPS)를 통한 위치 검색과 자율운전도 가능하다. 언제든 주인공이 부르면 달려온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3D지도와 차량 정보 등이 차량 앞 유리창 전면에 비춰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컴퓨터인 셈이다.
그러나 이 ‘키트’의 기능도 외부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차량 상태나 도로상황 인식, 운전자 정보 제공은 필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친환경차량IT연구팀(팀장 김경호)이 자동차에 IT를 접목한 운전자 및 도로 상태 정보 연구로 자동차 업계서 주목받고 있다.
과제는 크게 두개다. 운전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 안전운전을 지원하기 위한 ‘지능형 인간-자동차 인터페이스 기술’과 교통량과 속도 등을 실시간 수집할 수 있는 USN(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기반의 차량검지시스템(U-TSD) 개발이다.
‘인간-자동차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은 교통사고 원인의 90% 이상이 운전 부주의라는데 착안해 지난 2009년 시작돼 올해까지 60억원이 투입된다. 전자부품연구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 네이버시스템, 현대엠엔소프트, 창신정보통신, 유비엠티, 아이온커뮤니케이션, 이노시뮬레이션, 성균관대, 국민대, 충북대, 고려대, 서울대 등이 이 과제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센서 기술을 이용해 운전자의 상태와 특성, 차량 정보, 주행환경 정보 등을 분석해 운행 부하량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졸음운전 경고, 내비게이션 정보제어는 물론 운전자 상태에 따라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 등을 연결할 것인지 여부도 알려준다.
연구진은 지식경제부의 운전면허 간소화 사업과 연계될 경우 운전자의 패턴분석을 통한 안전운전 능력도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U-TSD’과제는 교통량을 점검하는 기존의 루프 검지기나 영상 검지기가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다 잦은 훼손으로 유지관리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30억원이 투입된다. 하이테콤시스템과 에스엔알, 휴메이트, 올포랜드, 에스원, SK C&C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U-TSD’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의 교통정보 수집 및 제공시스템으로 교통량과 차량 도로점유율, 차량속도 등 도로상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기술이다. 차선 중간에 초소형 지자기 센서와 저전력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무선 RF칩, 배터리 등이 탑재된 센서노드를 4.5m간격으로 깔아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과제 책임자인 박종현 책임 연구원은 “이 기술로 루프 검지기를 대체할 경우 소요 비용이 절반이하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센서 노드 크기도 지름 10㎝에 높이가 13㎝정도에 불과해 설치 작업도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U-TSD’를 대전시와 제주도에 센서노드와 릴레이 노드, 베이스스테이션, 루프검지기 등이 포함된 테스트베드를 설치하고 성능을 시험 중이다. 오는 3월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ITS 성능 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센서노드로 차량 위치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주차장 관리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현재 홈플러스 주차장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