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체의 ‘상술’이 이용자를 울렸다. 지난해 말 기존 4G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이 달 초 이통사들이 CES에서 공개한 4G LTE 네트워크 전용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구식’ 휴대폰을 소유한 꼴이 되어 버렸다. 이용자 대부분은 “구매 당시 업체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온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17일 CNN 인터넷판은 ‘오래된(old)’ 4G 네트워크 스마트폰을 산 이용자들이 올해 CES를 보고 분노에 찼다고 보도했다. 이통사들이 4G LTE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폰을 대거 공개하면서 자신들이 구매한 폰이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AT&T는 지난해 말 4G라고 이름 붙은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했다. 스프린트는 하반기 HTC 스마트폰 에보(Evo) 4G를 비롯한 여러 종을 내놨다. 불과 반년도 안 된 일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판매에 열을 올리며 4G 네트워크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CES에서 LTE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잇따라 공개했다. AT&T는 8종의 새로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공개한 데다 세계 최초의 LTE 윈도폰까지 선보였다. 스프린트 역시 3종의 LG,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내놨다.
기존 4G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을 최근에 구입한 이용자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 중인 체리 스미스(25)는 “구매 당시 새로운 스마트폰이 이렇게 빨리 공개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나와 같이 구매한 사람 대부분이 분노에 찼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글렌 루리 AT&T 임원은 “소비자들은 근본적으로 기술력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외면했다. 파레드 아딥 스프린트 제품 총괄은 답변을 거부했다.
버라이즌은 소비자 이탈을 고려해 기존 4G와 4G LTE 네트워크의 다른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데이비드 스몰 버라이즌 기술 총괄은 “버라이즌은 내년까지 3G 네트워크를 커버하는 4G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