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열풍 타고 중국제조사 한국산 핵심부품 구매 급증

 레노버,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의 한국산 부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한국 부품 수입을 시작한 지는 수년이 지났지만 최근들어 나타나는 가파른 증가세는 이례적이다. 이는 스마트 기기에 활용하기 위한 핵심 부품 조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7일 한국무역보험공사(사장 조계륭 K-SURE)에 따르면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이 K-SURE의 단기수출보험을 이용한 실적은 지난 2009년 9억9000만달러에서 2010년 13억2000만달러, 2011년 15억4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는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이 중국 기업의 주문을 받으면서 K-SURE의 수출보험을 이용한 실적으로, 자금회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중국기업이 제때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K-SURE가 중국 기업 대신 국내 기업에 지불하고 이후 중국 측에 회수하게 된다.

 K-SURE 측은 “중국 가전업체들의 주문량이 급작스럽게 폭등함과 동시에 수출보험 이용률도 함께 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기존 활용하던 수출보험 액수의 2배를 요구하기도 했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이 국내 기업, K-SURE 모두 충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 증가는 중국 PC, 가전 업체들이 최근 스마트패드·스마트폰·스마트TV 등 기존에 없던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글로벌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이 스마트 기기의 핵심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 등 국내 대기업에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스마트기기 신제품이 확대되면서 중국 제조사들이 한국에서 핵심 부품을 공급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삼성·LG로부터만 부품을 독점 공급받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제조사 생산물량이 늘면서 주로 한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