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기업이 메탈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인 금속동박적층판(MCCL)을 기존 제품 대비 절반 가격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LED조명 가격을 낮출 수 있어 가정용 LED조명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기기용 강판 제조기업 아주스틸(대표 이학연)은 전기아연도금 강판으로 알루미늄을 대체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 MCCL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기아연도금 강판은 알루미늄보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얇게 제조할 수 있어 원재료가 훨씬 적게 사용된다.
메탈 PCB는 LED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도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PCB와 달리 알루미늄을 베이스기판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동박에서 흐르는 전류가 금속 베이스기판으로 유입되면 LED 수명이 줄어 MCCL 절연접착 기술이 중요하다.
그동안 여러 기업이 알루미늄을 대체할 수 있는 베이스기판 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알루미늄보다 절연접착에 용이한 금속을 찾지 못했고, 절연접착 수지 개발 능력도 부족했던 탓이다.
아주스틸은 전기아연도금 강판과 동박을 절연접착하는 수지를 직접 개발해 어려움을 해결했다. 경쟁업체와 달리 강판 탈지·조도 등 전 공정을 직접 다뤄 강판 표면처리 부문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
아주스틸은 여러 고객사에 샘플용 전기아연도금 강판 MCCL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0억원을 투자해 구미 신공장에 MCCL을 월 20만㎡ 생산할 수 있는 일관공정 라인을 구축했다. 금속강판 전 공정 처리부터 자동화 검사설비까지 구축해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 MCCL 부문에서만 400억원 신규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김동구 아주스틸 MCCL팀장은 “지난해 중순 1만5000원 하던 LED조명이 지금은 9000원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르다”면서 “아주스틸이 개발한 MCCL은 LED조명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