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키워드] 1인 문화소비의 확산

 영화를 보거나 식사할 때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한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혼자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쩌다 혼자 식사하게 되면 어색해 한다. 인간은 처음부터 먹고 즐기는 일을 공동체 안에서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소비하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앞으로 1인 문화소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커피전문점에 혼자 오는 사람이 많다. 주로 대화를 하기 위해 모인 커피전문점은 이제 개인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됐다. 혼자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상하게 보였지만, 이젠 전혀 낮선 풍경이 아니다. 혼자 있기 좋은 일렬 좌석엔 혼자 온 사람들로 빽빽하다.

 좋은 영화나 공연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게 친구다. 같이 갈 친구가 없다면 친구의 지인이라도 찾는다. 결국 같이 갈 사람을 찾지 못하면 ‘함께 가실 분을 찾습니다’는 글을 올린다. 하지만 최근엔 혼자 영화를 보고 공연장을 찾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TV는 가족과 함께 보는 대표적인 기기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리모컨 싸움에서 이겨야 했다. 하지만 이젠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스마트패드나 휴대폰, 개인 디지털기기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함께 했을 때 방해 받는 것보다 혼자서 자유롭게 즐기는 걸 선택하기 시작했다. 1인 문화생활이 타인의 시선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혼자서 당당하게 즐기는 문화로 확대되었다. 이와 같이 1인 문화소비가 많아진 것은 1인 가구인 싱글족이 증가한 때문이다. 싱글족은 자기만의 생활 패턴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하기가 편하다. 싱글족이 아니더라도 혼자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개인의 취향이 다양해진 이유도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커피전문점이나 레스토랑, 영화, 공연에 1인 관객을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인 1티켓 패키지 상품이나 재관람률이 높은 1인 관객을 위한 재구매 할인 마케팅이 등장했다. 불가피하게 한 자리씩 남거나 떨어진 좌석을 싱글석으로 지정하여 저렴하게 티켓을 판매하기도 한다. 나홀로족을 위한 정보도 많다. 혼자 가기 좋은 카페, 혼자 가기 좋은 식당, 혼자 즐기기 좋은 전시회 등 각종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1인 문화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게 많다. 1인 문화소비가 확산되는 것만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도 그만큼 주목 받을 것이다.

 ETRC 조광현센터장 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