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CD사업부, 中 쑤저우 모듈 공장 역할 점진적 축소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중국 쑤저우 모듈 공장(법인명 SESL) 역할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이미 일부 공정을 국내로 이전했다. 현지 OEM업체를 활용한 아웃소싱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LCD사업 모델을 ‘모듈(LCM) 판매’에서 ‘셀(Cell) 비즈니스’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최근 쑤저우 모듈 공장 전(前)공정을 국내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한 공정은 TFT 유리기판과 컬러필터 사이 액정을 주입한 셀에 편광판과 드라이버 IC 등을 부착하는 공정이다. 전 공정이 끝난 패널에 광원인 백라이트유닛(BLU)을 조립하면 LCD 모듈이 완성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쑤저우 모듈 공장 일부 공정을 최근 국내 탕정단지로 이전했다”며 “LCD 모듈 제조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2003년 첫 번째 해외 LCD 생산기지로 설립된 쑤저우 법인은 앞으로 BLU를 조립하는 후공정만 맡는 체제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현지 동반 진출한 BLU업체를 통한 모듈 조립 아웃소싱을 확대한다. 한솔테크닉스, 디에스, 태산 등 삼성전자 협력 BLU업체가 현지 모듈 조립라인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LCD 모듈 아웃소싱 물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LCD 모듈의 절반 이상은 아웃소싱 물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쑤저우 모듈 공장 역할이 줄어든 것은 삼성전자 LCD사업이 모듈 판매에서 패널 전 단계인 셀과 전공정을 마친 제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TV업체는 지난해부터 LCD 셀을 구매해 자체적으로 BLU를 조립하고 세트까지 만드는 ‘BMS(백라이트+모듈+세트) 라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쑤저우공장 유휴인력의 내부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CD사업이 셀 판매 형태로 완전히 전환될 경우 해외 모듈법인 사업 철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슬로바키아, 중국 등에서 모듈 제조공장을 운영해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