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과 12월 치러지는 총, 대선을 겨냥해 지역경제 자립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 지역 스스로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지자체 경제 자립도는 30~50%에 불과하다. 10%도 안되는 지자체도 10여곳이나 된다.
1995년 이후 지역 주민이 직접 지자체장을 뽑는 시대가 됐지만 재정자립도는 서울과 비교해 터무니 없다. 산업과 문화, 정보 등에서 나타나는 상대적 지역 불균형 때문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지방분권을 올해 총선과 대선의 주요 이슈로 삼아 실질적 지방자치와 지역경제 자립화 원년으로 삼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지역경제학의 거두인 일본 미야모토 겐이치 오사카시립대 명예교수는 저서 ‘지역경제학’에서 지역경제를 하나의 주체적 존재라고 주창했다. 지역경제를 국가 경제 일부분이 아닌 독립적인 단위로 봤다. 이 책은 지방분권론 입문서로도 통한다.
자립적 발전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 발전하자는 뜻이다. 외부의 정책, 자본, 기술, 이론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기술·산업·문화를 토대로, 지역 내 독자적 시장의 형성과 발전을 추구한다.
개인의 노력이 소속된 집단 전체 성과로 이어지듯 지역 자립적 발전은 결국 국토 전체 균형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하거나 싫어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선거 때마다 지방분권과 지역경제 발전을 앞세워 표를 얻지만 권한을 틀어 쥔 뒤에는 이를 나누려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중앙에 집중된 힘은 정책 결정권이고, 이 정책 결정권은 바로 돈줄을 쥐고 있는 힘이다.
지자체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산업 고도화와 신성장동력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부분 자율적인 기획과 추진이 아닌 중앙 정부의 짜인 틀에 발맞춰 나가는 형태다. 막강한 힘인 돈줄이 중앙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 분권을 통한 지역경제의 자립적 발전을 상기해볼 시점이다. 지역경제 발전이 곧 국가경제의 힘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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