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정맥인증(Palm Secure) 기술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국내에도 도입된다.
한국후지쯔는 카드나 비밀번호 없이 정맥인증을 통해 본인을 식별하는 ‘팜시큐어’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하기 위해 금융권과 접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손바닥 지갑으로도 불리는 팜시큐어 솔루션은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선정한 ‘2011년 세계를 바꿀 아이디어 10’에 선정된 바 있다.
팜시큐어는 정보량이 풍부한 손바닥 정맥을 근적외선 센서로 감지하는 바이오 인증 솔루션이다. 손바닥으로 본인 인증을 수행하기 때문에 원타임패스워드(OTP)나 ID카드 등을 소지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편리성은 높아지고 분실이나 도난 위험은 사라진다. 인체 내 정보이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해 보안성을 극도로 높일 수 있다.
센서에 손바닥을 접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용자 거부감이 없고 위생적이다. 외부 기온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더라도 감지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문이나 홍채 인식보다 오거부율, 오인식률이 훨씬 낮다는 설명이다.
이용을 위해서는 사용자 손바닥 정맥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다. 팜시큐어는 근적외선 센서로 손바닥 정맥 패턴을 빠르게 인지하고 암호화한다. 이 정맥 정보는 시스템에 보관돼 본인 인증에 활용된다. 보안을 더 강화하고 싶다면 별도 저장매체에 보관해 개인이 휴대할 수 있다.
팜시큐어는 은행 금융자동화기기(ATM)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위조나 도난당한 카드 부정이용을 방지할 수 있다. 은행 창구에서도 인감이나 신분증 없이 본인임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대고객 서비스 기회가 그만큼 확대된다.
이미 브라질, 독일, 터키 등에서 팜시큐어 설치 ATM이 가동 중이다. 남미 최대 민간 금융기관인 브라질 브라데스코은행은 2009년 3월 4400대 ATM에 팜시큐어를 설치했다. 현재 47만 예금자가 정맥 데이터를 등록한 상태다. 이 은행은 20여만대 추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팜시큐어는 금융거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제에 대응해 내부 정보접근 통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출입통제는 물론 복사나 출력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해 기밀문서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박미 한국후지쯔 금융사업부장은 “일본 농협은 지문인식을 활용하던 ATM과 내부 직원확인 장비를 올해부터 모두 정맥인증 방식으로 바꾼다”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려는 금융사의 의지와 사용자 마인드가 시장 확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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