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사 소비자 편익 경쟁 시발점 되길

 오는 3월부터 4세대(G)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용 스마트폰으로 SK텔레콤 3G 서비스를 쓸 수 있다. 기존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LTE폰에 옮겨 꽂기만 하면 된다. 소비자의 LTE폰 선택권을 넓힌 조치다. 통신사업자에 관계없이 휴대폰을 자유롭게 맞춰 쓰는 ‘단말기 유통 개방(블랙리스트)제도’의 실효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USIM 이동성을 개선하는 것은 이동통신 서비스·단말 시장의 바탕을 바꾸는 일인 터라 반갑다. 휴대폰 종류와 사업자 간 장벽을 없애는 노력이 요구된다.

 SK텔레콤은 요금 청구서도 알아보기 쉽게 바꾼다. 통신서비스와 부가서비스를 나눠 표기하는 게 핵심이다. 애플리케이션 구매요금, 해외 로밍료, 부가서비스 결제액 등 개인별 통신비 상승 요인을 명료하게 드러내겠다는 얘기다. 소비자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어 갈등이 잦았던 ‘휴대폰(단말기) 할부금’도 눈에 띄게 따로 적어 넣는다.

 새 요금 청구서는 ‘어떤 서비스를 얼마나 쓰는지 알기 어렵다’던 소비자 불만을 적잖이 해소할 것이다. 부가서비스 이용 실태를 쉽게 확인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화 같은 통신서비스 쓰임새도 함께 내실을 기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서비스 활용의 내적 가치를 높이면 통신망에 걸리는 부하도 줄어들게 마련이다. 누이(소비자) 좋고 매부(사업자) 좋은 일 아닌가. 더욱 장려할 일이다.

 통신사업자들은 그간 보조금 등 마케팅 경쟁에만 집중했다. 소비자로선 단말기를 싸게 구입하는 이점이 있지만 본연의 통신서비스 경쟁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휴대폰이나 요금제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SK텔레콤의 조치가 통신사업자간 소비자 편익 제고 경쟁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